[팩트체크K]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韓 강제동원 청구권 소멸?
[앵커]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 문제가 모두 끝났다면서 무역 도발을 감행하고 있죠.
그러면서 일본 언론은 미국 정부도 자신들을 지지한다는 보도를 하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팀 신선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오늘(12일) 검증할 대상 정확히 어떤 주장인가요?
[기자]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을 비롯한 승전국들과 패전국인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맺었습니다,
이때 한국 피해자들의 청구권도 모두 소멸됐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이를 인정한 우리 대법원 판결도 잘못됐다는 거고요.
[앵커]
2차 세계 대전으로 맺어진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승전국과 패전국이 맺은 조약인데 왜 우리 권리가 소멸됐다는 거죠?
[기자]
이런 주장들의 근거가 되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의 판결이 하나 있습니다.
2차 대전 당시 제임스킹이라는 미군 병사가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전범 기업에 강제동원됐는데, 여기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미국 법원에 소송 제기를 했었는데 기각이 됐습니다.
미국 법원이 자국민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거죠.
[앵커]
기각이 된 이 판결을 보고 국내 전문가들도 우리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 지금 이렇게 비판을 하고 있었던 거죠, 여러 차례?
[기자]
그렇습니다, 이 판결을 두고 한 현직 판사는 "우리 대법원 판결이 실수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고요.
한 언론은 "한일 관계에 잘 맞는 명구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법원은 왜 이런 판결을 내렸을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샌프란시스코 조약 때문입니다.
조약 14조를 보면 연합국, 승전국들이죠. 국가들과 그 국민들은 일본에 대한 모든 배 보상청구를 포기한다라고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이 조약 때문에 다 사라진 거죠.
[앵커]
저 조약 14조 내용만 보면 마치 한국의 징용 피해자들도 배상 청구권이 없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고요?
[기자]
그렇게는 볼 수 없습니다. 전쟁 직후에 한국의 지위를 생각을 해 봐야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잖습니까? 저 조약 당사자인 승전국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에는 샌프란시스코 조약 4조가 적용됩니다.
내용을 보시면, 식민지국들의 재산 권리문제는 "해당국과 일본이 특별 약정으로 처리한다"
즉 양국이 알아서 정리하라는 거죠.
저 조항을 근거로 맺은 게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고, 이후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진 거죠.
[앵커]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연합국의 권리와 식민지의 권리를 따로 떼서 봐야 되는데,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미국이 일본 입장을 지지한다, 이런 보도는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지금은 미국 입장이 정확히 확인이 되고 있지 않지만, 당시에 미국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가 있습니다.
한일청구권 협상을 진행하면서 당시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대한 해석을 의뢰했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일 청구권은 한일 양국이 협의해 결정할 일이다" 미국은 개입하지 않겠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네, 소극적이지만 한국 권리가 남아있다, 라고 우리가 해석할 수 있는 거고요.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팀 신선민 기자였습니다.
※취재 지원: 팩트체크 인턴기자 오주현 jhoh0807@naver.com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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