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줄고 매출은 절반".. 日경제 '10월 고비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악화된 한일 관계까지 더해져 일본 경제가 악영항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예고된 10월을 기점으로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일 일본 NHK는 대형 현지 여행사인 JTB를 인용해 8~9월 한국에서 일본으로 여행하고자 하는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수준으로 감소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아사히신문이 인용한 같은 여행사에 따르면 7월, 한국으로부터의 일본 방문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는데 한일 갈등이 이어짐에 따라 그 영향력이 8~9월에까지 확대·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753만명으로 전체 관광객 수의 24%에 달한다. NHK는 "한일 관계의 악화를 배경으로 방일 여행 취소가 잇따랐기 때문에 한국 복수의 항공 회사가 일본 전용 비행기를 운휴하거나 감편하거나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오사카에서도 방문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비즈는 오사카 관광국 관계자를 인용해 "항공사와 여행사 정보를 종합하면 6~7월은 (한국인 관광객 수가) 30% 가량 줄어들고 있는게 아닐까 추측한다"고 보도했다.
방문객 수가 줄면서 현지 서비스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후쿠오카시 톈진에 위치한 다이마루(백화점)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의 지출은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하향 추세인데 특히 7월 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25% 줄었다는 내용이다.
또 지난 10일 교토신문에 따르면 시가현 내 올해 1월 이후 최근까지 한국인 방문객 수는 지난해 60~80%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다 휴가철인 7월, 한국어관광정보사이트 접속자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5%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시가현 관계자는 "(한일) 꼬인 외교 관계 이외 짐작이 가는 요인은 없다"며 "여름 이후 관광객 수가 더욱 줄어드는 게 아닌가"라며 우려했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지사는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예약 취소, 신규 예약 침체 등 오키나와 관광에 영향을 입고 있다"며 우려했다. 지난해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방문객 수는 약 55만3800명으로 전체의 18%였다.
산케이는 "한국인이 방일객 수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여행수지' 신장이 둔화될 수 있다"며 "한일 관계의 악화가 향후 경상수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마찰이라는 거대한 태풍 속에서 한일 관계 악화는 '설상가상'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 분기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올해 2분기 0.4%를 기록,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성장폭은 1분기(0.6%) 대비 둔화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타격은 이미 일본 중소기업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오사카에 위치한 금속 가공사 '야마다 제작소'는 수주 급감으로 6~7월 매출이 기존 대비 50% 이상 줄었다. 산업기계를 다루는 파낙의 4~6월 수주는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 줄었다.
한일 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일본은 오는 10월, 5년 만의 소비세 인상(8%→10%)을 앞두고 있어 내수심리 위축까지 겹친다면 3분기는 일본 경제에 '고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미츠비시UFJ 리서치앤컨설팅의 고보야시 신이치로 수석연구원은 NHK에 "개인소비 악화에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영향이 더해진다면 일본 경제도 중대 고비를 맞이할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내각부가 지난 8일 밝힌 7월 경기 관측지수(watcher 지수)는 41.2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낮을 뿐 아니라 구마모토 지진이 있었던 2016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민간 경기 체감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관계 악화도 경기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듯하다"며 "수출로 간주되는 방일 외국인 소비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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