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날벼락"..토요일 밤하늘에 무슨 일이?

이정훈 입력 2019. 8. 10. 23:30 수정 2019. 8. 1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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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10일) 밤 KBS 제보 창에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제목의 영상들이 쇄도했습니다.

제보 영상을 촬영한 곳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 지역, 시간은 밤 8시 30분부터 9시 사이였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계시는 시청자 최인서 님과 지역과 성명을 밝히지 않은 jonny 님이 보내준 영상은 이 번개 구름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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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10일) 밤 KBS 제보 창에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제목의 영상들이 쇄도했습니다. 제보 영상을 촬영한 곳은 대부분 서울과 경기 지역, 시간은 밤 8시 30분부터 9시 사이였습니다. 무슨 일이길래 이런 제보가 쏟아진 걸까요? 어떤 영상인지 직접 확인해 보시죠!

토요일 밤에 쏟아진 '날벼락' 제보 영상


저녁 8시 25분 시청자 이원준 님께서 보내주신 영상입니다. '서울 상공의 현재 번개 모습'이라는 제목을 달아주셨습니다. 불과 1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섬광이 4~5회나 번쩍이는 모습입니다.


약 5분 뒤에는 서해안고속도로 평택 부근에서 이동 중이라는 시청자 이정대 님의 영상도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보다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섬광은 분명히 보입니다.


비슷한 시각 경기도 여주에 계신 오승훈 님도 영상을 남겨주셨는데요. "먹구름이 모인 한곳에 천둥 번개가 치는 모습입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여주셨습니다. 실제 영상을 보면 아직 해가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저녁 시간, 연기처럼 피어오른 높고 좁은 구름 한 곳에서 쉴 새 없이 번개가 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계시는 시청자 최인서 님과 지역과 성명을 밝히지 않은 jonny 님이 보내준 영상은 이 번개 구름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영상에는 구름 속을 가르는 빛줄기도 선명히 보입니다.

제보 영상을 보내주신 분들이 한결같이 말씀하신 내용은 비도 안 오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번개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인 셈이죠. 대체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난 것일까요?

번개 구름의 정체는 '발달한 대류운'

이 구름의 정체는 위성 영상과 레이더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천리안 2A호 위성에서 저녁 8시 20분 촬영한 사진입니다. 중부 대부분 지역이 맑은 날씨를 보이는데 붉은색 원으로 표시한 경기 북부 지역에만 작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구름 폭이 좁다고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높이가 대류권 꼭대기인 15km까지 솟은 매우 발달한 대류운으로 분석됐습니다. 여름철에 국지적으로 강한 소나기를 뿌리는 구름입니다.


비구름의 강도는 기상 레이더를 통해서도 확인됐습니다. 도라산보다 북쪽, 그러니까 DMZ에 강한 비구름이 포착됐는데 시간당 80mm 이상의 집중호우를 동반한 구름으로 분석됐습니다. 다만, 비구름이 한 지역에 머문 시간이 10~20분 정도로 짧아서 이 정도로 많은 비를 뿌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구름이 날벼락의 주인인지는 낙뢰 레이더에서 확인됐습니다.'+'로 표시된 곳이 낙뢰가 관측된 곳인데 역시 위성과 레이더에 발달한 비구름이 위치한 곳과 일치했습니다.

대기 불안정해 소나기구름 높게 발달

이 같은 관측 결과를 종합해보면 경기도 최북단 파주 일대에서 강한 소나기구름이 발달했고, 이 구름에서 발생한 번개가 약 100km가량 떨어진 경기도 남부의 평택과 여주에서도 관측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번개가 이렇게 먼 지역까지 관측되는 것은 드문 일인데 해가 저문 늦은 저녁인 데다 소나기구름이 워낙 높게 발달해 이례적으로 넓은 지역에서 번개가 관측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하층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가운데 5km 상공으로는 영하 3도 안팎의 찬 공기가 자리 잡고 있어 대기가 불안정해 소나기구름이 발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내일부터는 대기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여 평온한 주말 밤을 놀라게 한 '날벼락'은 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훈 기자 (skycl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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