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BL 맏형이 된 17년차 오용준 "우승 반지 한 번 더 껴보고 싶어요"

강현지 2019. 8. 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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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오용준(39, 193cm)이 프로에 데뷔했던 2003년, 최진수(고양 오리온)는 삼일중 유망주였고, 원주 DB 주장 김태홍도 배재중 기대주였다. 남고부에서는 기승호(안양 KGC인삼공사)가 안양고에서 프로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어느덧 프로무대에서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들이 학생일 때, 오용준은 이미 프로농구선수였다. 그리고 지금도 프로선수로서 후배들과 실력을 겨루고 있다.

2003년 전체 10순위로 지명된 이래 지금까지도 자신의 전문분야인 3점슛으로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2018-2019시즌을 치르는 중에는 ‘수비도 괜찮은 선수’라는 평가 한 줄도 더 추가하게 됐다. 울산 현대모비스 이적 후 꿈에 그리던 챔피언 반지를 품었던 그는 또 하나의 목표를 갖고 17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라 말했다. 국내 최고참 선수로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더 나아가 개인 통산 2번째 우승반지를 끼는 것이다.

※ 본 인터뷰는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Q. 마침내 우승반지를 꼈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말할 수 없이 기쁘네요(웃음). 반지를 받은 지는 한 달 정도 됐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가족들도 너무 좋아하고요. 또 받아보고 싶네요. 다음 시즌 한 번 더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상받는 기분이랄까요. 정말 기뻤어요. 가족들이 특히 더 기뻐해줬어요.

 

Q.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누구였나요?
유재학 감독님 덕분에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었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어요. 지난 시즌 시작할 때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선수라면 코트에서 뛰어야 하잖아요. 감독님 조언에 힘입어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뛸 수 있어 좋았어요. 가족 이야기도 늘 빼먹지 않았어요(웃음). 가족은 제 전부죠. 아내와 아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Q. 문태종 선수와 함께 ‘최고령 콤비’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태종이 형과 같이 뛸 수 있어 좋았어요. 저보다 5살이 많아요. 하지만, 코트에서는 그 차이를 느끼지 못했죠. 아이라 클라크도 75년생이에요. 오리온스(2005-2006시즌), KT(2013-2014시즌)에서 같이 뛴 적이 있는데, 두 선수와 함께 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200살 라인업(양동근-함지훈-문태종-오용준-클라크)’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거기에 제 이름이 들어간 것을 보고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라고 생각했죠(웃음). 그래도 훈련할 때만큼은 나이를 잊고 같은 선상에서 훈련해서 잘 마쳤던 것 같아요.

 

Q. 한국 나이로 마흔, 오용준 선수를 다시 일으킨 원동력이 있다면요?
가족의 힘이 컸어요. 농구에 대한 간절함도 컸죠. 아직 더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도전했죠. 감독님도 기회를 주시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가오는 시즌은 좀 달라요. 선수 생활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 절실해요. 이 마음을 가지고 준비하고, 부상 없이 비시즌 훈련을 한다면 올 겨울에도 지난 시즌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돌이켜보면 운도 따랐어요. 아킬레스건을 다친 이후로 큰 부상이 없었거든요. 돌이켜 보면 부상을 당한 이후에 경기를 못 뛰다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저는 다행히 여러 감독님을 만나면서 기회를 받았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제가 지금까지 농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하하. 올 시즌에는 제가 젊은 선수들에게 도전하는 마음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훈련을 버티니 더 재밌고, 소중한 것 같아요.

Q. 어느덧 17번째 시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희정(고려대 감독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즌을 뛴 선수가 됐어요.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데뷔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을 때 비시즌 5월에 제가 연습경기를 하다가 부상을 당했어요. 그 다음 시즌에 복귀를 했는데, 1년 반 정도 재활을 했죠. 여유 있게 재활을 했기 때문에 잘 복귀할 수 있지 않았나 해요. 돌이켜보면 제가 그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비시즌을 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많이 뛰지 못하더라도 비시즌 훈련만큼은 꾸준히 따라왔던 덕분에 제가 지금까지 코트에 설 수 있는 것 같아요.

 

Q. 덕분에 첫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고, 우승 반지를 꼈네요(웃음).
맞아요. 챔피언결정전에 뛴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우승 반지까지 얻었으니 특별한 시즌이었죠. 우승을 못해보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잖아요. 저도 그럴 뻔했죠. 늦은 나이에 벤치에 있다가 우승을 거둬도 기분이 좋았겠지만, 저는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얻으면서 우승의 기쁨까지 맛봐서 뜻 깊었어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Q. 플레이오프에서는 기디 팟츠와 이정현을 막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어요.
팟츠 수비가 많이 이슈가 됐었는데, 특별한 건 없었어요. 팟츠가 전자랜드의 주득점원이었고, 슛 폭발력이 있어 어떻게 막아야할지 고민했죠. 감독님께서 제 임무는 슛을 최대한 허용하지 않으면서 팟츠를 골밑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어요. 마침 팟츠도 제가 원하던 대로 플레이했죠. 제가 바짝 붙었을 때는 터프샷을 던졌고, 골밑으로 들어가면 라건아가 있어 공격을 어렵게 했거든요. 덕분에 저도 조금 돋보였던 것 같아요. 감독님의 지시와 팀 작전을 선수들이 잘 이행했거든요. 사실 팟츠는 정규경기에서도 몇 번 막아봤기에 어느 정도 실력인지는 잘 알고 있었죠. 제가 신장이 조금 더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잘 막았던 것 같은데, 팟츠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제 역할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Q. 유재학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막바지에 오용준 선수에 대한 재계약 의사를 내비쳤거든요. 기분이 어땠나요? (오용준은 2019-2020시즌 보수 총액 1억원에 재계약했다. 그의 6번째 FA계약이었으며, 은퇴한 이창수, 문태종과 횟수가 동일하다.)
기분 좋았죠(웃음). 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느꼈거든요.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셨고요. “다음 시즌에 더 잘할 수 있으니 같이하자”고 말씀해주셨을 때는 정말 영광스러웠어요. 좀 더 배우고 싶고, 감사드리죠.

Q. 문태종 선수가 은퇴를 했고, 김상규 선수가 FA로 현대모비스에 합류했습니다. 다음 시즌 현대모비스는 어떨까요?
8월부터 연습경기에 들어가요. 본격적인 시작이죠. 부상만 없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부상을 조심하려다 보면 잘 다치더라고요. 일단 집중하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해요. 현대모비스의 분위기는 한결 같거든요. 양동근, 함지훈 선수가 꾸준해요. 고참이니 운동을 약하게 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아요. 운동할 때 주전, 비주전 선수들이 함께하다 보니 가을이 됐을 땐 어색하지 않죠. 또 외국선수가 합류해봐야 알겠지만, 태종이 형 자리에 상규가 들어와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배)수용이, (박)경상이도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거잖아요. 지금부터 전성기인 선수들이고요. 부상만 없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소집 한 달이 지난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
7월 중순에는 코트 훈련과 체력 훈련을 병행했어요. 체력 훈련을 하면 힘들긴 하지만 회복 속도가 조금 빠른 것 같아요. 체력 훈련을 하면 시간이 정말 더디게 가요. 잠자고, 훈련하고를 반복하죠. 그때는 힘들지만 매일 안 빠지고 훈련하다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감이 생겨요. 이 훈련을 버티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버티는 거죠.

Q.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은퇴하는 날까지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그때까지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새 시즌 목표를 전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해요.
또 한 번 우승반지를 끼고 싶어요. 팬들과 우승을 만끽하니 좋더라고요. 큰 목표는 우승이고, 열심히 해서 3점슛 성공률도 1위를 기록해보고 싶어요. 지난 시즌 성공률(41.5%)은 높았는데, 경기당 평균 개수(0.9개)가 적어서 순위에 오르지 못했거든요. 목표를 세워 본 적은 없지만, ‘3점슛 성공 1위’를 차지하면 좋겠네요. 연습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사진_ 박상혁, 홍기웅 기자, 본인제공

  2019-08-08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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