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륵' 백조 세 무리, 한국 무대에
[경향신문] ㆍ이달 ‘백조의 호수’ 3색 공연
ㆍ르 프리미에 갈라, 2인무 ‘파드되’…국립발레단은 그리고로비치 버전
ㆍ러시아 SPBT, 세르게예프 안무

8월, 세 무리의 백조들이 한국 무대에 내려앉는다. 야성적인 남성 백조도, 현대의 옷을 입은 백조도 있다지만 역시 ‘춤이 된 백조’의 대표적 이미지는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의 우아한 날갯짓이다. 이달에 무대를 유영할 백조들은 모두 이 고전 발레를 선보인다. 1877년 초연된 뒤 여러 가지로 뻗어 발전해 온 작품을 비교해가며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은 오는 10~11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르 프리미에 갈라’ 무대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제1무용수 박세은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가 <에스메랄다>와 함께 <백조의 호수> 1막2장 중 ‘백조 파드되’를 춘다. 백조 오데트와 지그프리트가 사랑을 맹세하며 추는 2인무다.
오는 28일부터 9월1일까지는 본격적인 ‘백조 축제’라 할 만하다. 꼭 같은 일정으로 국내외 대표적 발레단들이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린다. 전막인 만큼 갈라 무대가 담지 못하는 호숫가의 백조 군무, 백조인 오데트와 흑조 오딜의 1인2역을 맡는 발레리나의 양면적 연기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안무는 조금씩 다르다.
예술의전당에선 국립발레단이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백조의 호수>를 춘다. 선과 악의 싸움을 보다 역동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악마를 지그프리트의 내면 속 ‘악의 근성’으로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국립발레단은 2001년 처음 공연할 때부터 그리고로비치가 행복한 결말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원작에선 두 주인공이 함께 죽음을 맞이하지만 국립발레단 무대에선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이겨낸다. 이번 무대에서는 수석 무용수 박슬기와 김리회, 솔리스트 정은영이 오데트·오딜 역을 맡는다.
한국을 처음으로 찾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발레시어터(SPBT)도 내한작으로 <백조의 호수>를 택했다. 국립발레단과 같은 기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창작하고, 콘스탄틴 세르게예프가 재안무한 작품을 재현해 러시아 정통 발레의 매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뒀다. 결말은 역시 ‘해피엔딩’을 택했다. 오데트와 지그프리트가 함께 새로운 아침을 맞는 방향이다. 1000회 이상 오데트와 오딜로 무대에 선 SPBT 수석무용수 이리나 코레스니코바와 마린스키발레단 출신인 예카테리나 페트로바가 번갈아 주역을 맡는다. SPBT 오케스트라가 함께 내한해 연주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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