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1인 미디어 시대,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유튜버

이원형 입력 2019. 8. 1. 14:33 수정 2019. 8. 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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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같이의 가치] 1인 미디어 시대,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유튜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섯 살 보람이부터 일흔 세 살 박막례 할머니까지, 평범한 사람을 스타로 만들어 준 건 바로 1인 방송이었는데요. 물론, 시각장애인 유튜버 '브래드 박', 청각장애인 유튜버 '하개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유튜버 '굴러라 구르님' 등 편견을 깨고 카메라 앞에 선 장애인 유튜버들도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요. 예비 장애인에서 어쩌다 장애인이 됐다는 장애인 유튜버들의 이야기로 함께 할게요.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오늘도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나오셨어요.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성규 이사장(이하 이성규) : 안녕하세요.

조현지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 유튜버들의 고수익과 관련해 말이 많습니다. 이를 두고 허무하다, 살맛이 안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요. 반면, 그 재능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게 대중교통을 타면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더라고요. 먹방부터 뷰티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이 많아서 저도 많이 애용하고 있는데요, 최근 웬만한 정보와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하죠?

이성규 : 맞습니다. 올해 6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로 한 달간 총 388억 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카카오톡 225억 분, 네이버 153억 분, 페이스북 42억 분을 압도하는 수치입니다. 이제 장난감과 놀 거리를 보는 아이들부터 정치 시사 채널을 보는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튜브에 열광하고 있는데요, 최근 '장애인 유튜버'들의 영상 역시 이슈가 되고 있는데 알고 계시나요?

조현지 : 요즘 유튜버들이 워낙 많다 보니 저도 잘 모를 때가 있는데요. 최근 유튜버로 활동하는 장애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죠?

이성규 : 맞습니다. 유튜브는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없이도 손쉽게 영상을 제작하고 활용할 수 있어, 장애인의 소통 활동에도 적합한 분야로도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제 자신들의 이야기를 미디어에서 다뤄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유롭게 전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굉장히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채널들이 있을까요?

이성규 : 먼저, 유튜버 '굴러라 구르님'은 한국에서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고등학생 김지우 양의 일상을 공유하는 채널입니다. '굴러라 구르님'이라는 닉네임은 굴러다니는 휠체어를 뜻하는데, 그가 운영하는 채널은 구독자 수만 약 3만 7,000명 정도이고, 누적 조회 수는 170만 건에 달하죠. 휠체어 꾸미기와 여행 등의 일상 브이로그부터 장애인의 인권, 장애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에 대해 알려주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 소재가 일상적이면서도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이성규 : 네, 장애의 유형도 다양한데요. 모형 총기에 관해 설명하는 시각장애인 브래드 박을 비롯해서 청각장애인 유튜버 '하개월'은 청각장애인의 언어인 수어로 유튜브를 운영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조현지 :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데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 같아요.

이성규 : 그럼요, 또 하나 재밌는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앞선 유튜버들과는 다르게 장애와는 관계없는 주제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토피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버는 본인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보는 사람들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죠.

조현지 : 굳이 스스로를 '장애인'이라 언급하지 않는 건가요?

이성규 : 맞습니다. 수많은 유튜브 채널들에서 장애는 때로 부각될 수도 있고, 전혀 부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애'가 세상과 소통하는데 장벽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유튜브라는 미디어의 특성상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거죠.

조현지 : 그렇다면, 장애인의 유튜브 활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할 의미를 지닐 것 같은데요.

이성규 : 네, 유튜브 안에서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며 활동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장애를 둘러싼 혐오와 편견들을 오롯이 마주한다는 뜻이면서도, 그러한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만날 수 있는 거죠.

조현지 : 하지만 그들을 응원하는 만큼 장애인 비하 발언 문제도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이성규 : 맞습니다. 유튜브는 TV 방송과 비교해 심의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죠.

조현지 :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혐오나 편견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성규 :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 또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기면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악의성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행위의 고의성과 지속성,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피해의 구체적인 내용, 규모 등이 입증돼야 하는데요. 현실적으로 장애인 폄하 발언을 규제하기 어려운 이유죠.

조현지 : 그렇군요, 그 밖에도 장애인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데 있어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하는데요.

이성규 : '방송법' 제2조에 따른 '방송'의 정의에 '유튜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장애인을 위한 한국수어·폐쇄 자막·화면 해설과 같은 법적 편의 제공을 보장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죠.

조현지 : 유튜브를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미디어라고 지칭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은데요.

이성규 : 맞습니다. 독일의 '네트워크 시행법(NetzDG)'에서는 이용자가 200만 명 이상인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에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콘텐츠가 올라오면 업체 측이 삭제하게 되어있는데요, 한국 또한 사회적인 변화에 맞게 강력한 규제와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조현지 : 네, 무엇보다도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유튜브에 대한 규제, 가능한 건가요?

이성규 : 방송법 개정을 통해 유튜브를 유료방송사업자로 규정하면 규제나 제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규제하면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도 존재할 수밖에 없죠, 따라서, 끊임없이 미디어 시장에 대한 흐름이나 국제시장을 살피면서 규제 수위를 정해 가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해외 기업을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결국 자율적으로 시청자가 외면해야 하는데요, 현재 일본 제품을 불매하듯 비윤리적인 유튜브 채널은 구독하지 않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조현지 : 유튜브 규제는 소비자인 시청자의 참여 없이는 불가할 것 같은데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카메라 앞에 선 장애인 유튜버'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오늘 주제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이성규 : 먼저, 장애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데요, 한국장애인재단에서도 발달장애인이 1인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쉬운 방송"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개선이나 사회적인 변화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내야 가능하므로 이러한 작은 도전이 장애 인식 개선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현지 : 네, 그렇다면 유튜브를 통해 장애인 인식개선을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성규 : 2018년 5월 29일부터 법령에 따라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되어 이제 막 1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매체인 유튜브를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가 많이 생산되고 보급되어 준다면 보다 법제화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현지 : 네, 유튜브를 통해 보이지 않았던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이사장님, 오늘은 어떤 노래 준비해 오셨을까요?

이성규 : 오늘도 편견을 깨고, 직접 세상과의 소통에 나선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마크툽의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입니다.

조현지 : 네, 이성규 이사장 보내드리면서 이 노래 들을게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걸음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식을 바꾸는 거름이 되는 시간! [같이의 가치]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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