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 골퍼] 젠더 셔플리의 비공인 드라이버 이슈

“He is one of the highest integrity, most talented and nicest young men in golf.”

“그는 골프에서 아주 높은 도덕성과 최고의 재능을 지닌 멋진 젊은 골퍼들 중 한명이다.”

“If anybody deserves blame or criticism for the driver test failure at the Open Championship, it’s us.”

“만약 이번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의 드라이버 테스트 실패에 대해 누군가가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제조사)가 되어야 한다”

최근 열렸던 디 오픈 (The Open)에서 이슈가 되었던 젠더 셔플리 선수의 드라이버 테스트 실패와 관련하여, 해당 드라이버 제작사의 CEO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작가소개: 골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며,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타를 줄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는 골프 칼럼니스트 김태훈입니다.

<젠더 셔플리의 클럽 테스트 실패 – Conformance Test 실패>

이 이야기의 발단은 바로 미국의 젠더 셔플리 선수가 사용한 드라이버가 이른바 ‘비공인’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이 소식과 관련되어서는 두 가지가 요점이었습니다. 첫번째는 비공인 드라이버가 된 테스트의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두번째는 과연 이러한 테스트 소식이 왜 외부에 공개 되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중 두번째에 대한 젠더 셔플리 선수의 입장은 불공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회 참가한 선수들 중 30명에 대해서만 테스트가 이루어졌다는 것도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지만,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사실, 그리고 실명이 공개되어 회자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The Open에서 사용된 젠더 셔플리의 골프백 사진. 출처 : 게티 이미지>



<The Open 에서의 드라이버 헤드 테스트>

R&A는 작년부터 The Open에 참가한 선수들의 드라이버 헤드 테스트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전체 160여 명의 선수 중 30명을 무작위로 선별하여, 그 선수들의 드라이버 헤드가 USGA와 R&A의 규정을 준수 하였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이 테스트는 실제 라운드가 시작되는 목요일 이전에 완료되어, 혹시라도 문제가 있는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들이 실제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전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젠더 셔플리 역시 본인이 사용하던 캘러웨이 드라이버가 관련 테스트에 실패하게 되면서, 대체품을 찾기 위한 피팅 및 교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드라이버를 사용한 첫날 라운드에서 3 오버파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드라이버 헤드 테스트 – 스프링 효과(Spring Effect)>

드라이버와 골프볼이 임팩트 되는 순간에 드라이버의 페이스(Face)와 골프볼이 모두 압축되었다가 복원혹은 반발하는 과정을 거쳐 비거리를 내게 됩니다. 이러한 압축과 복원 과정을 ‘스프링’에 비유하여, Spring Effect란 용어로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스프링의 역할이 USGA와 R&A가 허용하는 기준치 보다 넘게 되면 비공인 클럽이 되게 됩니다. 즉 특정 기준보다 반발력이 큰 드라이버를 사용하게 되면 ‘Non-Conforming’ 드라이버 헤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판매 되고 있는 비공인 클럽 클럽들은 드라이버 헤드의 페이스를 좀 더 얇게 만들어서 표면 자체의 압축과 복원이 커지도록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러한 드라이버의 경우 페이스를 비롯해서 드라이버가 ‘깨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USGA는 1990년대 이후 티타늄 드라이버 헤드가 등장하면서 골퍼들의 비거리가 빠르게 증가하자, 1998년에 Spring Effect를 테스트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도입하였고, 2004년에 즈음하여 반발력을 테스트 하는 현재의 ‘펜듈럼 테스트(Pendulum Test)’를 도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테스트가 도입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2000년 이후 Pro V1과 Pro V1x와 같은 솔리드 골프볼, 그리고 멀티 레이어 골프볼이 등장으로 인한 비거리의 증가도 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즉 Spring Effect를 ‘클럽의 관점’에서 좀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측정하기 위해서 새로운 테스트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세계 주요 투어에서의 비거리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1992년 이후 드라이버 소재의 변화, 그리고 2000년 이후 새로운 골프볼이 등장하면서, 전세계 주요 투어에서의 비거리가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USGA에서는 1990년대~2000년 까지를 클럽의 혁신에 의한 발전, 2000년부터 2004년까지를 골프볼의 혁신에 의한 발전의 시기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래프의 상단에 새로 적용된 각종 테스트가 명기되어 있는데, 비거리의 증가 추세가 뚜렷해진 이후에 더 많은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2018년 USGA Distance Report >

<Pendulum Test – Characteristic Time 측정 >

일반적으로 클럽의 반발계수는 0.83을 넘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0.83보다 큰 반발계수를 갖게 되면, 비공인 클럽으로 간주되어 투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클럽이 됩니다. 이 반발계수 측정(USGA는 이를 Flexibility 테스트라고 표현합니다)을 위해서 USGA는 펜듈럼 테스트(Pendulum Test)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테스트 방식은 ‘클럽 페이스’와의 접촉 시간을 잴 수 있는 ‘Pendulum’ 즉 ‘진자’를 이용하는 것으로,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추’가 진자 운동을 하면서 클럽 페이스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접촉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접촉 시간이 길다면 ‘스프링’ 역할이 커지게 되고 이 경우 반발력 역시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접촉 시간을 ‘Characteristic Time’ 혹은 ‘CT’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이 수치가 239 μs (마이크로 세컨드, 1마이크로 세컨드 = 100만분의 1초)를 넘어가는 경우 테스트를 실패하게 됩니다. (USGA에서는 오차 허용치로 18 μs 를 두고 있습니다.)

<USGA Pendulum Test, 드라이버 헤드를 고정시키고 파란색으로 표기된 Pendulum의 센서와 드라이버 페이스가 닿아 있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출처: USGA 홈페이지>

<향후 Tour 에서의 비거리 규제 강화 >

젠더 셔플리 선수는 이번 사태로 인해 본인의 ‘도덕성’과 관련된 불필요한 오해를 받았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선수가 고의로 비공인 클럽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와는 별도로 향후 Tour에서 비거리에 대한 규제를 기회 더 많은 테스트를 진행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아 보이며, 이로 인한 용품 제조사의 품질 검수에 대한 기준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USGA의 테스트 방식이 육안 혹은 트랙맨과 같은 상용화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Pendulum Test’를 위한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모든 드라이버의 테스트를 진행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클럽 제조사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특히 2017년 Distance Report (USGA와 R&A가 전세계 주요 투어의 티 샷 평균 비거리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보고서) 이후 주요 투어에서의 비거리 증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두 기관, 즉 USGA와 R&A는 장비에 대한 더 철저한 규제를 할 수 있는 명분도 생긴 셈이니,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USGA의 홈페이지에는 드라이버와 관련된 규정을 통과한 제품의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USGA 홈페이지>

보통 드라이버의 헤드 사이즈 혹은 클럽스피드/볼스피드의 비율 비교를 통한 Smash Factor 등으로 공인/비공인의 기준을 알고 계셨던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USGA와 R&A는 일반 골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기준들을 가지고 공인 클럽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골퍼들이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것, 특히 장비로 인해 지나친 이득을 봐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이번에 이슈가 된 젠더 셔플리 소식의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어떠신가요? 골퍼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장비에도 많은 과학 그리고 규제가 숨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