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래단지 좌초로 손해본 4조원대 물어내라"..한국정부 '10번째 ISDS'

김지환 기자 2019. 7. 2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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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말레이시아 국적의 바자야그룹이 제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 사업이 중단돼 4조4000억원가량의 손해를 입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중재(ISDS)를 제기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중재의향서를 받은 것은 이번이 10번째다.

ISDS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의 법령·정책으로 재산상 피해를 입은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5일 법무부에 따르면 버자야그룹은 지난 17일 한국 정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서면 통보이며 양측이 90일간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정식 중재가 시작된다.

법무부는 “버자야는 중재의향서에서 제주 예래단지 개발 과정 중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대한민국 법원이 버자야를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등 한·말레이시아 투자의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협정(BIT)의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로 인하여 최소 약 4조4000억원(직접손해 약 3000억원, 일실이익 약 4조1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버자야는 2008년 4월 합작투자계약 당시 JDC가 제공하기로 한 토지에 대한 수용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을 고지 받지 못하였고, 2015년 3월 이 사건과 관련된 대법원의 수용재결처분 취소 판결로 인해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방치된 예래단지 공사장 시설물. 연합뉴스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은 2017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예래동 74만1193㎡에 콘도미니엄과 5성급 호텔, 쇼핑센터 등을 갖춘 카지노타운과 스파리조트, 랜드마크 타워, 메디컬센터, 스파오디토리엄, 박물관 등을 건설하는 계획이었다. 버자야그룹은 2007년 JDC의 투자 유치 설명회에 참석해 예래단지 개발사업에 처음 관심을 보였고, 이듬해 JDC와 합작법인인 버자야제주리조트를 설립했다.

2013년 첫 삽을 뜬 예래단지 조성 공사는 2015년 3월20일 대법원 판결로 같은해 7월 중단됐다. 당시 토지주들이 JDC와 제주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낸 토지수용재결처분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은 “제주도와 JDC가 추진하는 예래단지가 옛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등이 정하는 도시계획시설인 유원지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유원지로 지정하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을 인가한 것은 그 하자가 중대·명백해 당연무효이고, 이로 인해 이뤄진 원고들에 대한 각 수용재결도 무효”라고 판시했다.

앞서 버자야제주리조트는 예래단지 조성 공사가 중단된 데 따른 제주도의 책임을 주장하며 2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다.

한국은 2012년 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의해 처음으로 국제중재에 회부됐고, 지금까지 10건의 중재에 휘말린 상태다. 버자야그룹 사례까지 포함할 경우 누적된 중재청구액은 13조원 이상이다. 남희섭 참여연대 ISDS 대응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ISDS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 예결위에서 ISDS 폐기에 동의한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답변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급히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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