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체계 흔드는 '두꺼비 소주병'
[경향신문] ㆍ환경단체 “진로 소주, 색깔·크기 규격 어겨 재사용 곤란”
돌아온 ‘두꺼비’가 소주시장 대신 재활용 체계를 흔들고 있다.
자원순환연대 등 환경단체들은 23일 “최근 하이트진로가 ‘진로 소주’(사진)를 출시하면서 기존 병 색깔과 크기가 다른 소주병을 생산해 빈 병 공동이용 체계를 흔들고 있다”면서 “빈병 재사용 확대라는 환경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존 표준화된 용기로 다시 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두꺼비 소주’로 알려진 원조 소주 브랜드 ‘진로(眞露)’를 내놨다. 이 소주는 1975~1983년 라벨 크기, 병 모양, 병뚜껑 색깔 등 과거 디자인을 적용했다. 문제는 이 ‘소주병’이다. 기존 소주병과 크기와 색깔이 달라지면서 재활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소주병는 중량 290g, 병지름 65㎜, 높이 215㎜, 색깔이 초록빛인 ‘표준용기’를 사용한다. 소주의 경우 지역별로 브랜드가 다르기 때문에 재활용을 쉽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는 ‘빈병보증금제도’라는 큰 틀의 약속에서 맺어진 것이기도 하다. 연간 50억병의 병이 유통되는 국내에서 이를 통해 빈 병 회수율이 97%에 달한다. 재사용 횟수도 병당 6~10회 수준이다.
환경단체들은 “진로의 새 제품은 표준 규격이 아니다보니 제품 수거 박스나 생산라인 사이즈에도 안 맞고, 색깔과 크기가 달라서 공동 이용도 어렵다”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기업들은 환경부담금도 내고 있고 마케팅을 위해 할 수 있는 시도라고 주장하겠지만, 기존에 병 모양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을 못했던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사회적 책임이 큰 대기업의 행동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새로 나온 소주병도 기존 수거박스를 통해 공동 수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공공수거 체계를 지켜 재활용과 재사용 방침은 지킬 것”이라고 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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