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팩트체크] '일본 여행 안가기' 실제론 효과 없다? 따져보니..

이가혁 2019. 7. 22. 21: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여행 안가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이렇게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봤자 "일본 지역 경제에 영향이 없다", "일본정부는 별로 신경 안쓸 것이다" 그러니까 '안먹힐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 따져보지요. 이가혁 기자, 한국 사람들이 일본 많이 가는 것 잘 알려진 사실인데 실제로 일본에 별로 영향이 없다는 주장은 왜 나오는 것입니까?

[기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사람이 중국 사람을 이어서 두번째로 많습니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쓴 돈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5881억엔, 우리 돈으로 약 6조원 넘게 썼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다음으로 많습니다.

전문가들도 바로 이런 통계를 근거로 영향이 있느냐 예측을 할 때 이런 근거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이 관광객 좀 줄어든 것 가지고 별 신경 안 쓴다" 또 "일본이 중국 관광객들을 더 끌어모으면 금방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옵니다.

한국인 관광객 숫자는 일본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분의 1 수준으로 많지만 6조 원, 아까 말씀드린 6조 원이라는 것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쓰는 돈의 13% 정도입니다.

작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GDP만 5조 달러가 넘는, 원이 아니라 달러입니다.

5조 달러가 넘는 일본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특정 산업이 한 나라에 끼치는 영향을 이렇게 좀 단순한 돈 액수로만 볼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또 관광산업이다 보니까 지역별로 영향이 다를 수도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여행 안 가기 효과를 예측할 때 많은 기사에서도 별로 언급되지 않았던 정치적 측면을 한번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일본 아베 정부는 3년 전에 바로 이런 정책을 세웠습니다.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비전 구상회의 이런 비전을 제시했는데 일본이 인구 감소로 내수경제를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으니까 또 지방이 점차 낙후되는 문제가 있을 것 같으니까 이것을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해결하겠다, 이런 내용입니다.

잠깐 아베 총리 발언을 들어보시죠.

[아베 신조/일본 총리 (2016년 3월 30일/화면출처 : 일본 총리실) : 관광은 우리나라 성장 전략의 큰 기둥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지역 창생의 비장의 카드입니다. GDP 600조엔을 향한 성장 엔진이기도 합니다.]

성장엔진이라고도 표현을 했습니다.

아베 정부는 이 계획에서 지난해 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3100여만 명이었는데 2030년까지 6000만 명을 달성하겠다 이런 목표까지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실제 이런 정책에 힘입어서 일본 지방 중소도시에 숙박시설을 새로 짓는 공사가 늘어나는 등 활력이 좀 돌기는 돌았습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에 밝힌 성장전략 실행계획 이런 계획에도 일관된 입장이 나옵니다.

여전히 관광은 지역 창생의 비장의 카드이자 성장전략의 기둥,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적어놨습니다.

아베 정부가 자국민에게 내세운 정치적인 전략, 슬로건인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본 정부가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여기는 지방 소도시 관광산업. 그러니까 여기에 우리 한국인 관광객들이 좀 줄어드는 것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을 해 봤습니까? 굳이 저희가 반론을 하자면 아까 초반에도 소개를 해 드렸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을 좀 끌어들이면 문제가 해결된다라는 주장도 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그런 주장이 있는데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성향을 한번 보면 됩니다.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 재방문하는 비율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 다음으로 많습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10명 중의 7명 이상이 두 번 이상 방문하는 사람입니다.

이 재방문을 많이 할수록 지방으로 가는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일본 정부 연구로도 확인이 됐습니다.

2016년에 일본 정부 관광청이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홍보를 하면서 내세운 슬로건을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저 끝에 보면 알수록 거기, 갈수록 그곳 일본 이런 말인데요.

한국인들은 이미 도쿄나 오사카 이런 대도시는 익숙하니까 지방 중소도시를 홍보하겠다 이런 전략이 이때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정리하면 일본 여행 안 가기를 하면 일본 지방관광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면 아베 정부도 정책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추정은 합리적입니다.

[앵커]

그런데 과거에도 사실은 독도 문제 이런 걸로 일본 여행 안 가기 운동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사실 별로 효과가 없었던 전례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움직임들이 좀 얼마나 오래 지속이 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겠죠.

[기자]

전문가들도 바로 그런 점을 지적했습니다.

아직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예측을 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얼마나 지속되느냐 또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서 일본에 미칠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