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로간다] 주룩주룩 비 새는 '명품 아파트'..잔디 '둥둥' 떠다녀

장인수 2019. 7. 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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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며칠 전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다며 직접 MBC를 찾아왔습니다.

한국토지신탁에서 지은 명품 테라스형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사기 분양이었다는 주장입니다.

한때 공기업이었던 한국토지신탁이 정말 계약자들을 속였을까요?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3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충북 충주의 '코아루 더 테라스'입니다.

시행사는 한국토지신탁.

[김대성/입주예정자] "시행사가 일단 한국토지신탁이에요. 누가 봐도 공공기관에 대기업이라는 신뢰도가 있기 때문에 그거 보고 선택을 했고요."

테라스로 올라가 난간대를 흔들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흔들립니다.

서로 맞물려 있어야 할 난간대가 빠져 있고 난간 기둥을 고정시켜줘야 할 아래 시멘트는 부서져 있습니다.

계단의 난간은 세게 밀면 아예 부서질 정도입니다.

[민주홍/입주예정자] "그냥 행복하게 살려고 계약을 한 건데 안전하지 않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거든요. 이집은 안전하지 않아요."

비가 조금만 내리면 아파트 여기저기서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심지어 집 안의 전기 콘센트와 아파트 배전 시설에도 물이 새고 있습니다.

하자 보수 공사를 했다고 게 이 정도입니다.

[김관우/입주예정자] "어제 비 얼마 오지도 않았거든요. 근데 저게 지금 물이 새고 있으니까 어디선가…답답할 따름이죠."

많은 세대에서 창문이 심하게 흔들리고 잘 닫히지도 않습니다.

새 아파트인데도 벌써 여기저기 큼지막한 금이 생겼고, 벽지를 뜯어보면 아예 시멘트가 없는 벽도 있습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제곱미터당 천만 원.

충주시에서는 역대 최고였습니다.

[유영택/입주예정자] "충주에서는 최초로 명품 테라스아파트라고 해서 분양을 했거든요.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서 잠도 안 오고…"

이 뿐만이 아닙니다.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는 스프링클러가 분명히 설치돼 있었는데, 입주를 앞둔 지금 하나도 달려 있지 않습니다.

분양 당시 기록을 찾아봤더니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홍보 책자에는 아파트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파트가 아니라 연립주택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아파트와는 달리 연립주택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습니다.

아파트가 아닌데도 아파트인 것처럼 홍보를 하고 분양자를 끌어 모은 겁니다.

테라스도 문제입니다.

한국토지신탁은 분양할 때 테라스가 개인서비스 면적이라며 테라스가 넓을수록 분양대금도 비싸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입주 시점에 녹지면적 30%를 맞추지 못하자 테라스에 잔디를 심어놓고 개인 면적이 아닌 공용 녹지면적으로 바꿔버렸습니다.

테라스가 공용면적에 포함되는 바람에 집주인은 잔디를 마음대로 걷어낼 수 없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어떨지 보려고 테라스에 물을 뿌려봤습니다.

배수가 안돼 잔디가 물에 둥둥 떠다닙니다.

[민주홍/입주예정자] "사기 분양이라는 걸 확실하게 사기분양이다. '테라스가 우리 게 아니다'라고만 알고 있었으면 저는 이 집을 계약하지 않았어요."

충주시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입주예정자들.

매일 시위에 참여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주민도 있습니다.

[차경순/최창구 씨 아내] "왜 우리가 이집을 하나 잘못 사 가지고 이렇게까지 되야 되나 싶은 거예요. (한국토지신탁에서는) 얘길 안 해주고 답변도 안 해주니까…"

한국토지신탁은 홍보가 일부 과장된 측면은 있지만 계약서 상에 테라스가 개인 면적이라고 적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하자는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준식/한국토지신탁 사업관리팀장] "하나는 안전진단, 당연히 하자보수 철저 이행, 테라스 관련 근원적인 해소를 위해서 지구단위 변경, 세 번째는 중도금 대출 지원 세 가지 조건을 저희가 다 수용하고 있고…"

하지만 분양 계약자들은 한국토지신탁이 사기 분양을 한 거라며 계약 자체를 무효화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여유구)

장인수 기자 (mangpobo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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