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감정 악화하는데도..'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요즘 일본 10대들 [썸띵나우]
[서울경제] 한일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요즘, 일본 10대 사이에서 핫한 문장이 있다고 합니다.
그 문장은 바로 ‘韓國人になりたい。(한국인이 되고 싶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韓國人になりたい。’라는 문장을 검색하면 2만 8,000여 개의 게시물이 등장하고, ‘한국인이 되고 싶어’라고 한글로 쓰인 해시태그도 1,000건 가깝게 검색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무논리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가하고 있는 지금, 일본의 10대들은 왜 한국인이 되고 싶다고 외치는 걸까요?


이는 지난 십 여년 간 ‘겨울연가’를 필두로 한 ‘한류 열풍’과는 조금 다른데요. 단순히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좋아하고, 그에 등장하는 배우나 가수를 좋아하는 것에서 나아가 말 그대로 한국인의 ‘모든 것’을 좋아하고 따라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 방송 속 인터뷰이로 나오는 학생이나,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 속 일본인을 보면 외모 등 스타일링 방식도 한국의 10~20대와 비슷합니다.



혐한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혐한·반한 감정이 심한 일본에서 10대들은 왜 한국의 모든 것에 열광하다 못해 한국인이 되고자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세계 한류학회 회장인 오인규 교수님께 들어봤습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일본 여성들은 겨울연가 이후부터 한국인의 스타일을 동경해왔습니다. 다만 일본 여성 기성세대들은 그런 취향을 지금의 10대들처럼 자유롭게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일본 정부나 우익 세력들이 한류를 좋아하는 여성들을 비난하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베 수상의 부인 아키에 여사처럼 자신이 한류 팬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자아비판 겸 공표해야 했습니다. 일본 남성들의 반한, 혐한, 우익 성향이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데다가 일본 여성들의 낮은 인권 탓에 상대적으로 한류를 향유하는 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다만 일본의 10대들은 SNS가 발달 돼 자기 표현의 수단이 많아지고, 아직 극우 성향의 성인 남성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스스로가 한류 팬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한류는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지난 20년간 주류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 이유 때문에 여성 기성세대들은 스스로가 한류 팬임을 부정해야 했습니다. 또 여성이라는 집단이 일본 사회에서 소수집단의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류가 일본 사회 전체의 주류 문화라고 보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류는 분명 주류 문화입니다.

=‘카와이이(귀엽다)’형과 ‘아이쿄오(애교)’형 여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카와이이 형은 일본 캔디캔디, 은하철도 같은 만화에 등장하는 소녀들의 스타일을 가리키고, 아이쿄오 형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여성들의 스타일을 가리킵니다. 전통적으로 일본 남성들은 남자에게 의지하고 순종하는 카와이이 형 여성들을 좋아해왔기 때문에 일본 여성들은 카와이이 형을 지향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성숙하고 청순하지만 자유로운 여성상을 보면서 그들을 닮고 싶어 ‘아이쿄오 형’ 스타일을 따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비단 스타일뿐만 아니라 일본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변화에 대한 갈망도 담겨 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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