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컴퓨터 박사 1호' 문송천 교수 "아내 이어 아들도 내달 전산학 박사"

조유미 기자 2019. 7. 1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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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도 전산학 대학원 준비.. 외국 취업 제자들 안타까워"

온 가족이 합심해 같은 학문을 파고든 '박사 가족'이 있다.문송천(67) 카이스트 명예교수 가족이다. 문 교수를 필두로 아내이혜경(62) 용인송담대 컴퓨터게임과 교수, 아들문의현(36)씨도 모두 전산학(電算學) 박사가 된다. "아들이 다음 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인공지능 분야 박사 학위를 받아요. 가족 영향인지 경영학을 전공한 막내딸도 전산학을 공부하겠다며 대학원을 준비 중이죠."

왼쪽부터 딸 문정현씨, 이혜경 용인송담대 교수, 문송천 카이스트 명예교수, 아들 문의현씨. /문송천 교수 제공

한국 최초 전산학 박사인 문 교수는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컴퓨터 관련 최초 한글 교과서인 '컴퓨터 개론'(1979)을 집필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든버러대 전산학과 교수를 지냈다. 1971년 당시 유일하게 전자계산학과가 개설된 숭실대에 입학, 세계 최초로 수퍼컴퓨터 제작에 성공한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섐페인캠퍼스 대학원에서 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연히 컴퓨터가 인간 생활을 바꾸게 된다는 신문 기사를 봤어요. 미지의 분야인 만큼 도전해보고 싶었죠."

아내인 이 교수를 만난 것도 전산학 덕분이다. 스물넷 어린 나이에 모교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하며 만난 제자다. 그는 "공부도 잘하고, 데이터베이스 분야를 똑 부러지게 질문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고 했다. "수학을 특히 좋아하던 아내는 당시 컴퓨터 분야가 각광받기 시작하자 IT 분야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고 했다. 아들 의현씨가 연세대 컴퓨터산업공학과를 전공한 것도 문 교수의 적극적인 추천 때문이다.

지금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 과목을 매 학기 강의 중인 문 교수는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를 끌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교수 생활을 하며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똑똑한 아이들이 구글·페이스북 등 외국 기업으로 빠지는 게 안타까웠다"며 "한국엔 내로라할 소프트웨어 기업도 없고, 우리 기업에서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 않으니 제대로 가르치는 대학이 몇 없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이지만 소프트웨어 쪽은 걸음마 상태예요. 부품 소재에 의존하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소프트웨어야말로 자력갱생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아이들이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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