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청소년이 ‘도박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 도박은 학업부진과 신체·정신의 발달 저해, 가정 불화 등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하지만 ‘쉽게 돈을 딴다’는 감언이설과 호기심 등을 못 이겨 손을 대는 청소년들이 있다. 특히 도박의 중독성으로 인해 청소년시절 도박을 가까이할 경우 성인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매일 도박으로 2000만원 날려… 재력 과시 위한 도박에 인생 ‘와장창’
◆도박자금 마련하려 중고거래 사기… ‘돈 내놓으라’ 집까지 쫓아와
C(16)군 “친구들이 도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자연스레 사다리게임과 바카라 광고를 보고 손을 댔습니다. 그런데 운이 없는 건지, 실력이 없었던 것인지, 원래 도박판이 그런 것인지 지금까지 잃은 돈만 1500만원이 넘어요. 하지만 손가락 몇 번만 까딱하면 돈을 딸 수 있다는 환상에 젖어 이후에도 도박에서 손을 떼지 못했어요.그러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사기까지 치다 걸려 재판까지 받게 됐어요. 이런 저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부모님과 갈등이 심해졌고, 친구관계도 완전히 박살났네요.”
D(18)군 “고등학교에 들어가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다’는 친구들 말에 솔깃해 사다리게임부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불법 스포츠베팅도 했습니다. 단지 쉽게 돈 좀 벌 수 있겠다 싶어서 그랬다가 점점 많은 돈을 잃으면서 주위 선배나 친구들에게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돈을 빌렸습니다. 무슨 수로 돈을 갚겠어요. 또 도박을 하거나 중고물품 거래시장에서 사기를 칠 수밖에요. 한번은 집에 우르르 몰려온 애들한테서 “(아들이)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요. 교육 똑바로 시키세요”라는 말을 부모님이 듣게 해서 죄송하고 참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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