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vs페이스북 리브라vs개인들의 비트코인'..화폐의 3파전 열린다
"페이스북 리브라는 화폐와 국가가 묶인 국제 질서의 해체 시도"
"새로운 화폐 시스템 성공하면 구글, MS 등 공룡 기업 화폐 발행 시도 가능성 높아"
화폐를 두고 국가와 기업, 개인이 경쟁하는 시대 예고
페이스북, 각 국 정부 정치적 입장 따라 허용 여부 갈릴 듯
[서울경제 디센터] 기업이 돈을 만들 수 있을까. 기업이 발행한 돈으로 은행 빚을 갚고 생필품을 구매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기존 법정 통화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최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런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뿐 아니라 전세계 공룡기업들이 자체 화폐를 내놓아 돈의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이 경우 기업이 내놓은 화폐(리브라 등)와 개인들이 발행한 화폐(비트코인 등)가 달러로 상징되는 기존 국가 화폐와 힘겨루기를 하는 새로운 화폐 체제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오 소장 역시 “각국 개별 국가의 통화정책이라는 것은 자국 국민들이 자국의 화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환율과 통화량을 조절해 경제의 브레이크와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것”이라며 “그런데 세계 각국 국민들이 경제 위기 등이 우려될 때 자국의 화폐를 리브라로 바꿔 보유하게 되면 정부 입장에 환율과 통화량을 조절하기 힘들어 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기존 법정통화 체제의 위기 가능성을 짚었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다. 기존 페이스북 서비스에 암호화폐를 접목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곳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한 마디로 국경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돈을 만들겠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구상이다.

실제 미국 하원 의회는 페이스북이 리브라 계획을 발표한 이튿날인 지난달 19일 “달러와 경쟁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즉각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황이 중국건설은행 부행장 역시 최근 “리브라의 등장으로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며 “만약 리브라가 성공하게 되면 그것은 금융산업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전복”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많은 암호화폐들이 ‘세계 화폐’의 지위에 도전했음에도 왜 세계는 유독 페이스북 리브라를 두고 긴장하는 것일까. 오 소장은 “화폐의 영향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화폐를 수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페이스북 이용자는 24억명인데, 현재 전세계 24억명이 동일한 화폐단위를 쓰고 있는 경우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우버, 이베이, 비자 등 리브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관 면면을 보면, 딱 이 기업들이 커버하는 네트워크에서만 리브라가 쓰인다 하더라도 저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어떤 믿음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석했다.

화폐 발행 주체 역시 다양화될 것으로 봤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국가 주도의 화폐가 가장 영향력이 크지만, 초국가 기업들이 연합해 발행하게될 암호화폐가 상당히 큰 충격을 가져 올 수 있다”며 “여기에 개인들의 연대에 의해 발권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특유의 생존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의 화폐는 이 세 세력의 패권 경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페이스북은 각국 정부의 규제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두 전문가 모두 “쉽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 여지는 남는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 정부라고 해서 모든 국가가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심지어 리브라 협회에 각국 정부가 참여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영상=김경미기자·정가람기자 ki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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