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송희롱" "식폭행 당해"..나만 불편한가요?

이영민 기자 2019. 7. 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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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나 온라인 게임에서 쓰이는 신조어 중 범죄용어를 변형시킨 단어들이 등장해 범죄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도 "우리 사회는 폭력, 성범죄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부족하다"며 "이런 사회에서 식폭행, 송희롱 등 범죄를 희화화한 말이 자주 쓰이면 범죄 행위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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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온라인 게임상 범죄 희화화한 신조어 등장..전문가들 "폭력에 무감각해질 수 있어"
/사진=이미지투데이


"식폭행 당하고 왔습니다 흑흑", "역대급 송희롱, 이 정도면 징계감"

최근 유튜브나 온라인 게임에서 쓰이는 신조어 중 범죄용어를 변형시킨 단어들이 등장해 범죄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력 언어를 가벼운 의미로 사용하면 폭력 행위의 심각성에도 무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식폭행은 누군가 혹은 어떤 상황에 의해 아주 배부르게 먹는 행위를 표현할 때 주로 쓰인다. 2~3년 전 팩트 폭행(사실을 기반으로 상대방의 정곡을 찌른다는 뜻), 별(풍선)폭행(동영상채널 사이버머니를 시청자로부터 매우 많이 받는다는 뜻) 등 '폭행'에 합성한 신조어들과 함께 등장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식폭행' 사용이 늘면서 일각에서 '식폭행'이 실제 해병대에서 발생했던 '식고문' 행위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에선 '식폭행'의 어감이 '성폭행'을 연상시켜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대학생 박모씨(24)는 "최근 학교 지인이 계속 '식폭행'이라는 말을 써서 성폭행이 연상돼 기분이 나빴다"며 "재미도 재치도 없는 이런 말은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명 온라인게임 '오버워치'에서 일부 이용자가 사용하는 '송희롱'이라는 용어도 '성희롱'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희롱은 '송하나'라는 게임 캐릭터를 일부러 살려놓는 행위를 일컫는다. 뜻 자체는 성희롱과 관련이 없지만 발음이 유사해 '성희롱'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해당 게임 이용자 장모씨(20)는 "남자친구가 게임을 하다가 '송희롱'이라는 단어를 써서 다퉜다"며 "남자친구는 성희롱을 연상시키는 말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캐릭터 이름이 김씨, 이씨 등 다른 성이었으면 김희롱, 이희롱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폭력을 표현하는 단어를 가볍게 사용하면 폭력 행위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폭력적이거나 사회 일탈적 뜻을 담고 있는 언어에 무감각해지면 폭력적인 행동에도 무감각해질 수 있다"며 "특히 자제력·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폭력성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도 "우리 사회는 폭력, 성범죄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부족하다"며 "이런 사회에서 식폭행, 송희롱 등 범죄를 희화화한 말이 자주 쓰이면 범죄 행위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범죄를 희화화한 신조어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자와 플랫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부소장은 "콘텐츠 제작자는 스스로 영향력과 그에 따른 책임감을 이해하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며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도 사회적 책임을 갖고 플랫폼 안에서 자정 작용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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