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요] 왜 영국인들은 '차 마시기 세리머니'에 분노했나
영국인들 "혐오스럽다" 반발, 미국인들 "美 독립 기념한 것"

기념인가, 조롱인가. 혹은 과한 애국심의 발로였을까. 미국 여자축구 스타 앨릭스 모건(30·올랜도 프라이드)의 '차 마시기 세리머니'에 영국인이 분노하고 있다.
3일(이하 한국 시각) 2019 FIFA 여자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 프랑스 스타드 드 리옹. 미국과 잉글랜드가 1―1로 맞서던 전반 31분 모건이 린지 호런(25·포틀랜드 손스)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모건은 두 팔을 벌리고 달려나가다 멈춰 서서 잔을 들어 뭔가 마시는 흉내를 냈다.
경기 날이 생일이었던 모건은 경기가 끝난 뒤 트위터에 "생일 축하와 응원 감사하다. 그리고 그거 차 마시는 거였다"고 올렸다. 이를 본 영국인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영국인의 차 애호 내지는 '보스턴 차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1773년 일어난 보스턴 차 사건은 미국인들이 영국 정부의 과세에 저항하며 영국 배에 실린 차를 바다에 던진 사건으로, 미국 독립의 시발점이 됐다.
영국 매체들은 '모건이 논란거리를 만들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이를 두고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고, 경기를 해설하던 축구 선수 리앤 샌더슨(31·유벤투스)은 "혐오스럽다"고 했다. 가디언지도 "미국 선수의 도발적인 세리머니가 계속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소셜미디어에선 "다른 문화에 대한 무례함" "보스턴 차 사건은 테러다" "무슨 의미가 됐든 ×같다(It sucks)" 등 비난이 쏟아졌다. CNN은 "모건이 경기 전 잉글랜드 감독이 '미국 팀이 우리 팀이 묵는 호텔 시설을 훔쳐봤다. 예의를 지켜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인은 '미국 독립을 기념한 것'이라며 흐뭇해한다. 경기가 열린 7월 3일은 미국 독립기념일 전날이다. 타임지는 "모건의 차 한 모금은 골보다도 강력한 최고의 움직임이었다. 독립기념일을 앞둔 만큼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극찬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트위터에 모건의 사진을 올렸다.
논란을 부른 모건의 골은 이날 결승골이 됐다. 잉글랜드를 2대1로 꺾고 3회 연속으로 여자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미국은 오는 8일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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