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냉동식품 먹고 몸집 키워.. '짭찬호'에서 '찐찬호'로

이순흥 기자 2019. 7.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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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6년차 KIA 내야수 박찬호
군대 가서 65kg 왜소한 체구 78kg으로 '몸 불리기' 성공

2008년 11월 서울 노원구 리틀야구단 졸업식에 '코리안 특급' 박찬호(46)가 나타났다. 친구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던 '중 1 소년' 박찬호는 대선배에게 다가가 "저도 박찬호예요"라고 수줍게 말을 건넸다. '스타' 박찬호가 답했다. "너도 박찬호야? 올해만 네가 여섯 번째구나."

많은 박찬호 중 한 명이었던 소년이 올해 프로야구에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인공은 프로 6년 차 KIA 내야수 박찬호(24)다. 박찬호는 1일 현재 타율 0.296(260타수77안타)로 리그 25위에 올라 있다. 도루 부문에선 삼성 김상수와 함께 공동 1위(18개)다. 8위 KIA가 이번 시즌 하위권을 맴도는 상황에서 박찬호의 존재는 팬들에게 큰 위안거리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박찬호를 보며 팀의 희망을 함께 본다"고 말했다.

KIA 내야수 박찬호가 지난달 21일 LG전에서 3루타를 치고 기뻐하는 모습. 그는 올해 KIA의 최고 '히트 상품'이다. /KIA 타이거즈

장충고를 졸업한 박찬호는 2014년 KIA에 입단했다. 호리호리한 몸에 날렵한 움직임으로 수비에선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방망이가 문제였다. 타율이 데뷔 시즌 9푼에 그쳤고, 이후 두 시즌 동안에도 2할을 못 넘었다.

현역 입대가 인생을 바꿨다. 2017년 초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에 배치받은 박찬호는 몸만들기, 더 정확히는 '몸 불리기'에 집중했다. 박찬호는 "매일 혼자 라면 3개, 많으면 6개까지 끓여 먹었고, PX(군 매점) 냉동식품과 단백질 보충제를 달고 살았다"고 했다. 입대 전 65㎏이었던 체중이 78㎏까지 늘면서 몸에 힘이 붙었다.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하던 그는 상병 때부턴 후임병과 캐치볼을 하며 야구 감각을 다시 살렸다고 한다.

군대는 몸과 함께 마음도 단련시켰다. 박찬호는 "비슷한 또래의 많은 친구가 뚜렷한 목표 없이 살아가는 걸 봤다"며 "확실한 꿈이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대한 박찬호는 올 시즌 초반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과거 박찬호의 별명은 '짭찬호(가짜+찬호)'. 이젠 '찐찬호(진짜+찬호)'로 부르는 팬이 많다. 그는 "나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이제야 진짜 야구 선수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찬호의 꿈은 '은퇴식을 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목표지만 지금처럼 KIA에서 꾸준히 잘해서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마지막, 박찬호는 이런 포부도 밝혔다.

"이름 석 자가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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