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진의 케이팝 흥신소] '가짜 성명문'에 휘둘리는 여론, 알아도 못 잡는 이유는?

강효진 기자 2019. 6. 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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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송중기(왼쪽) 송혜교 부부가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이 팬 연합의 의견임을 주장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곽혜미 기자, 출처ㅣ온라인 커뮤니티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최근 연예계 사건 사고마다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팬 연합의 성명문이다.

얼마 전부터 모든 사건 사고마다 관련 없는 커뮤니티에서 팬 연합을 사칭하는 성명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 성명문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가거나 기사화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작은 실제로 일부 연예인의 팬들이 큰 사건 사고에 '팬들 역시 지지한다' 혹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모아 해당 연예인에게 응원 혹은 질책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성명문을 게시하던 것이었다.

이례적인 대형 사건에 팬들의 반응을 접한 몇몇 매체에서 이를 기사화하자, 일부 유저들이 이를 노리고 조작된 성명문 올리며 여론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최근에는 굳이 팬들이 성명서를 낼 필요 없는 사건들에 팬을 사칭한 일명 '성명문 빌런'들이 늘고 있다. 슈퍼주니어, 로이킴, 트와이스, 박유천, 정은채, 블랙핑크, 프로듀스X101, 찬열, 한서희, 인터넷 방송, 하연수, 설리, '퍼퓸', 케이팝 등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팬 갤러리에서 거의 동일한 패턴의 성명문들이 쏟아졌다.

▲ 각종 성명문. 출처ㅣ온라인 커뮤니티

26일에는 고원희의 성형 인정에 실체 없는 지지 성명문이 나오고, 27일에도 송중기 송혜교 이혼 소식에 관련도 없는 '기타 드라마 갤러리'에서 팬들을 사칭한 황당한 내용의 성명문이 게시될 정도다.

물론 다수의 누리꾼들도 이미 팬 성명서들이 '가짜'임을 인식하고 있다. 공식 성명문이라고 보기엔 깔끔하지 못한 문장력과 모든 성명문에서 보이는 비슷한 포맷, '참담한 심정', '보석같은' 등 자주 쓰이는 형용사 등으로 동일 인물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작 방식은 이렇다. 익명으로 성명문을 게시한 뒤 댓글로 '동의한다', '지지한다'등의 댓글을 달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분위기를 몰아가는 식이다. 아이피 역시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으니 한 명이서 여러 사람의 의견인 척 할 수도 있다. 분위기에 휩쓸린 유저들이 동조 혹은 반박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 화제성까지 생기니 금상첨화다. 최근엔 온라인 상의 친목을 경계하는 분위기 탓에 여러 커뮤니티에서 익명 제도를 운영해 가능한 어처구니 없는 조작이다.

▲ 여론을 조작하는 팬 성명문. 출처ㅣ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런 조작을 하는 이유는 뭘까? 장난으로 올린 성명문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동조하는 반응에 관심을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어떤 연예인들이 물의를 빚을 때 상식을 벗어난 지지 성명문을 내고 여론을 통해 그 팬들을 조롱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단순히 장난에서 끝나면 괜찮겠지만, 기사로 보도된 이상 누군가는 조작된 여론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심지어는 기자가 올리고 직접 기사화 한다는 의혹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실체를 알 수 없는 성명문들에 분노한 '진짜' 팬 연합들은 "성명문을 작성한 적이 없다"는 성명문 내기도 할 정도다.

▲ 가짜 성명문에 입장을 밝힌 블랙핑크 팬들. 출처ㅣ블랙핑크 갤러리

특히 이미 사건 사고에 팬들의 성명문이 보도되는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은 것이 문제다. 심지어는 성명문이 게시되면 이를 여러 언론사에 주기적으로 제보하는 인물도 있다. 덕분에 가짜 성명문 작성부터 댓글 동조, 언론사 제보, 기사화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진다.

이에 대해 디시인사이드 측 관계자는 지난 26일 스포티비뉴스에 "사이트를 유동적인 익명 계정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보니 그런 글들이 나오는 것 같다. 갤러리 이용자들이 모여서 쓴다기보다는 재미로 쓰는 분들이 많다"며 "고정 닉네임을 쓴다면 알 수 있겠지만 아이피가 바뀌다보니 내부에서도 성명문 작성자가 한 사람인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판에 워낙 많은 글들이 올라오니, 그냥 묻히면 지나가는 글일 뿐인데 보도되면서 더 화제가 되는 것 같다. 이 때문에 갤러리 이용자들도 대표성을 띄지 않은 글들이 대표 의견인 것처럼 알려지니까 반박 글을 올리기도 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과연 언제까지 실체 없는 가짜 성명문이 진짜 팬들의 의견인 양 보도될까. 무분별한 조작 성명문에 이제는 우리 모두 무관심을 줄 때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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