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행보' (여자)아이들, 이번 도전은 붐뱁+뉴트로+디스 [스경X현장]

‘붐뱁(Boom Bap)’은 힙합의 한 장르 중 하나로 BPM(Beats Per Minute·분당 박자수)을 90정도로 맞춰 놓고 정박으로 랩을 하는 스타일을 총칭한다. 1990년대 주로 미국 동부에서 유행했던 스타일로 대표적인 뮤지션은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나 ‘우탱 클랜(Wu-Tang Clan)’ 등이 꼽힌다. 꽤 오랫동안 힙합계에서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10년대를 넘어 힙합계를 휩쓴 트랩이나 그 하위 장르들의 돌풍으로 ‘유행이 지난 장르’로 치부됐다. 실제 ‘붐뱁’ 장르를 충실하게 재현해나가던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가 ‘한 물 갔다’는 야유를 듣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2019년 전혀 의외의 곳에서 이 ‘붐뱁’ 장르가 부활했다. 다국적 6인조 걸그룹 (여자)아이들을 통해서다. 데뷔곡 ‘라타타(LATATA)’나 ‘한(ㅡ)’, ‘세뇨리따(Senorita)’ 등의 노래에서 오리엔탈리즘이나 라틴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이전에 없던 독특한 색을 내고 있던 팀은 놀랍게도 이번 장르는 힙합 거기다 붐뱁이다. 이들은 26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새 디지털 싱글 <어-오(Uh-Oh)>를 내고 뮤직 비디오와 무대를 선보였다.
(여자)아이들이 기존 걸그룹의 문법을 조금씩 비켜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의 지금까지 행보 뿐 아니라 이번 신곡의 양상을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노래는 ‘붐뱁’에 패션의 스타일은 1990년대 ‘걸스힙합’의 유산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통이 큰, 주머니가 있는 이른바 ‘카고 바지’가 등장했으며, 예전 1990년대 드라마에서 김희선이 했던 이른바 ‘푸들머리’도 등장했다. 그리고 독특한 제목의 ‘어-오’는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친한 척 하는 사람들에게 코웃음을 치는’ 유쾌한 느낌의 디스(Diss)곡이다. 힙합에서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난할 때 쓰이는 곡의 요소 그리고 “꺼져” 등의 강한 가사가 걸그룹을 통해 재현된 셈이다.

지금까지 세 곡과 마찬가지로 ‘어-오’ 역시 팀에서 리더 겸 프로듀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추’ 소연의 곡이다. 그는 ‘붐뱁’을 택한 이유에 대해 “90년대의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된 건 아니고, 이번에는 힙합을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멤버들에게 제안했다”며 “(여자)아이들만의 스타일을 생각하다 떠오른 것이 ‘붐뱁’이며 1990년대의 패션, 춤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보통 여름하면 걸그룹의 계절이고 이는 상큼한 분위기의 댄스곡과 노출이 있는 의상으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의 노래는 디스가 포함돼 있으며 적당히 어둡고 둔탁하다. 소연은 “디스곡이라기 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시원한’ 느낌의 여름곡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색적인(?) 부탁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데뷔해 2017년, 2018년 데뷔 걸그룹 중 가장 먼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등 발군의 활약을 펼친 (여자)아이들은 벌써 데뷔 1주년을 맞았다. 멤버 수진은 “올해의 목표는 음원차트의 높은 순위도 있겠지만 ‘네버랜드(팬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커 작은 콘서트나 팬미팅을 꼭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붐뱁’과 ‘디스’ 그리고 걸그룹.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세 요소의 조합이 담긴 ‘어-오’는 26일 오후 6시부터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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