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매매' 여성들 흉기 들고 난입.."갈 곳이 없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인천의 한 재개발 사무실에 인근 성 매매 업소 여성들이 찾아와서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습니다.
재개발 조합과 성매매 여성들간의 갈등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는데요.
무슨 일인지, 이기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재개발 조합 사무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여성 10여명이 사무실 안으로 몰려듭니다.
잠시 후 여성 한 명이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 직원에게 다가오더니, 갑자기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이 남성의 얼굴 앞에 들이댑니다.
놀란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이내 둘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재개발 조합 직원] "자 자 그것 밖에 못치냐!"
여성은 자신을 말리던 조합 여직원의 얼굴도 밀치고,
"시끄러워 이 X아! 네가 무슨… 말이 많아"
벽돌을 들고와 창문에 던지는가 하면 조합 직원을 향해 가위를 집어 던지는 등 한동안 난동을 이어갔습니다.
[재개발 조합 직원] "칼을 꺼내서 누군가를 그거 하고(위협하고) 평생 한 번 느껴보겠습니까? 엄청나게 놀랐죠."
이 여성들은 조합사무실 인근의 집창촌, 이른바 옐로우하우스의 성매매 종사자들.
조합 측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자신들에게 퇴거를 요구하자 이에 반발하며 실력 행사에 나선 겁니다.
조합 사무실에서 약 5백미터 떨어진 재개발 구역.
1만 5천 여제곱미터 부지의 한 가운데 덩그러니 남아있는 건물 한 채가 바로 성매매 여성들의 숙소입니다.
이 곳에 주소지를 등록한 여성은 모두 4명.
하지만 약 10여명의 여성들이 아직도 이 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조합 측이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퇴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망치로 유리창을 깨부수자, 성매매 여성들이 조합 사무실에 몰려가 흉기를 휘두르며 거세게 항의한 겁니다.
이들은 재개발에 따른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여성] "십 몇 년을 벌어줬어요. 잘 될 땐 애들이 돈 천만원 넘게 벌어줬다고요. 그럼 자기들(조합)이 어느 정도 내놔야 하는 게 맞아요. 퇴직금 형태로…"
그리고 강제 철거에 반대하며 천막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성매매 여성] "협의를 통해서… 많이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얘기를 한 다음에 철거를 하라는 거지…"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여성 1명을 특수폭행과 특수협박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조합 직원 2명도 폭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합측은 성매매 여성들에게 보상할 의무가 없다며 강제 집행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편집: 정다은)
이기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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