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약품으로 쓱싹..가공 수산물 제조일 조작해 유통

김효경 2019. 6. 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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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통영의 한 수산물 유통 업체가 냉동 전어와 반건조 도다리 등을 전국으로 유통하면서 제조 일자를 바꾼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중에 파는 미용 약품만으로 손쉽게 제조 일자를 바꿔왔는데, 얼마나 팔려나갔는지 정확한 규모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한 수산물 유통 업체입니다.

임시 건물에 천막으로 둘러싸였지만 지난해 신고한 매출액만 30억 원이 넘습니다.

내부 작업 게시판에 '냉동 전어 10월 17일, 40개, 2월 19일로 지우기'라 쓰여 있습니다.

기존의 제조일을 지우고 다시 쓰는 작업입니다.

이날만 최소 '냉동 전어 40개'의 제조 일자가 2017년 10월에서 2018년 2월로 4개월 더 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OO수산물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날짜 지난 거는 지워서 다시 찍고, 보관하고, (지워진) 전 날짜가 좀 보인다 하면 포장지를 아예 새 걸로 교체를…."]

제조 일자를 지우는 데는 시중에 흔히 파는 미용 약품이 쓰였습니다.

실제로, 약품을 묻힌 솜을 포장지에 살짝 문지르자 제조 일자가 순식간에 지워집니다.

10여 년 동안 영업을 했다는 이 유통업체는 수산물 제조 일자 조작을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OO수산물 유통업체 사장/음성변조 : "(제조 일자 조작을) 안 했다고는 하지 않는데. 완전히 섭취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판매를 한 것도 아니고, 사은품으로 주는 게 태반입니다."]

얼리거나 말린 생선 등 국내산 단순 가공 수산물은 대부분 법적으로 정해진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조 일자를 임의로 변경하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김성희/식품의약품안전처 농축수산물안전과 사무관 : "단순 가공수산물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의 날짜를 포장 일자를 쓴다고 하면 그걸 임의대로 수정하거나 변경할 수 없어요."]

경남 통영경찰서는 제조 일자가 조작된 수산물의 유통 규모를 파악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김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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