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과중한 업무에..'태움'에 '공짜 노동'까지

박대기 2019. 6. 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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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입 간호사들을 괴롭혀 하얗게 재로 만든다는, 이른바 '태움' 악습.

이 태움이 병원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당국의 근로 감독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태움의 근본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가 지적돼 왔는데 조사 대상이었던 11개 종합병원 모두, 간호사에게 야근 수당 등을 주지 않고 공짜 노동을 시키고 있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입사 5개월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선욱 간호사.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못자고 매번 끼니를 거른다, 업무 설명을 못들어봤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메모와 문자를 남겼습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동기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죽지 못해서 다녀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거의 대다수가 다... 다들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이렇게 알려진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의혹.

정부 조사에서도 종합병원 4곳의 태움 사례 10여건이 확인됐습니다.

일을 갓 시작한 수습 간호사가 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며 꼬집히고 등을 맞았습니다.

입사 직후 일을 능숙하게 못한다며 선배의 지속적 폭언에 시달렸습니다.

환자들 앞에서 인격 모독적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 :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등은 계속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도 드러났습니다.

간호사들은 업무 특성상 환자 상태 인수인계등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을 넘기기 일쑵니다.

하지만 11개 종합병원은 연장 근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체불임금은 63억 원에 달합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대형 병원들 조차도 인력이 부족하고, 시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뱉어지는 것들이 일종의 '태움'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병원도 적발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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