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알못' 발언..황교안 '정치신인 리스크' 우려 고조

입력 2019. 6. 24. 22:46 수정 2019. 6. 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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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소리에 취했다."

소속 의원들의 '막말'에 이어 황 대표의 '알못' 발언이 줄을 잇자 당내에선 '곳곳이 지뢰밭'이란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최근 황 대표의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 발언을 거론하며 "당의 메시지 관리가 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총리·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인사에게서 정국에 화두를 던지는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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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구설에 당내서도 긴장
"큰 그림 안보이는 게 더 문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수 소리에 취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둘러싼 당 안팎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외연 확장에 나선 황 대표가 20~30% 박스권에 갇힌 한국당 지지율을 견인해주기를 기대했지만, 크고 작은 ‘실수’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숙명여대를 찾아 ‘스펙’이 없이도 기업이 원하는 특정 역량을 갖추면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며 케이티(KT)에 취업한 자신의 아들을 사례로 들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청년층에게 민감한 ‘공정성’ 문제를 건드린데다 ‘케이티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후 황 대표는 아들의 학점과 공인 영어성적을 정정했지만,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낮은 점수를 높였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반대(여서 문제가 없다)”라는 해명으로 되레 화를 키웠다.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 앞에서 ‘아들 자랑’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은 그만큼 청년들의 현실에 공감하지 못한 탓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온라인에선 ‘알못’(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황 대표의 발언이 논란을 빚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가던 지난달 22일, 지방 중소기업이 겪는 청년 구인난의 해법으로 “멋진 사내카페를 만들면 (청년들이) 갈 것”이라고 발언해 입길에 올랐다. 앞서 지난달 14일 서울 성수동 수제화거리를 찾았을 때는 최저임금 적용 사업장이 아닌 제화업계 관계자들 앞에서 최저임금 탓을 했고, 같은 달 24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연 간담회에선 ‘3기 신도시 정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는 발언으로 세입자가 대부분인 청중을 당혹스럽게 했다.

소속 의원들의 ‘막말’에 이어 황 대표의 ‘알못’ 발언이 줄을 잇자 당내에선 ‘곳곳이 지뢰밭’이란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최근 황 대표의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 발언을 거론하며 “당의 메시지 관리가 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총리·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인사에게서 정국에 화두를 던지는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짚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공천을 노리고 대표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로부터 자신감을 얻으면서, 평정심을 잃고 발언이 과도해진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강성 발언’을 통한 기존 보수 결집까지는 손쉬운 전략이었지만, 중도층 접근은 정치인으로서의 큰 시야와 노련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경욱 대변인이 24일 “앞으로 황 대표가 ‘백브리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러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 영남권 의원은 “우려했던 ‘정치신인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대로 (공천 윤곽이 나오는) 가을까지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비상대책위 이야기가 나오며 황교안 체제를 흔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경 김미나 장나래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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