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에 남양주 28만명 가입' 개인정보 과잉수집 논란
전문가 "개인정보 수집과정 상세히 점검해야"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남양주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내손에 남양주' 때문에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수집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불과 6개월 만에 28만여명의 가입자를 수집했는데 개중에는 일부 동의하지 않은 가입자도 포함돼 시에 항의전화를 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내손에 남양주'는 시가 시정소식을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하는 시스템으로 시청 홈페이지, 읍면동사무소와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시는 시민들의 휴대전화번호, 주소지, 나이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비정기적으로 '내손에 남양주'라는 이름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내손에 남양주' 최근 내용을 보면 Δ금곡&광릉테크노밸리 취업박람회 Δ남양주시립합창단 기획연주회 Δ남양주 물놀이장 운영 안내 Δ북한강 문화나들이 등의 시정소식 등을 간략하게 담아 가입자들에게 서비스했다.
이 서비스를 접한 시민들은 가뜩이나 광고성 문자에 시달리는 판에 긴급재난문자도 아니고 단순한 정보제공용 문자메시지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시는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2억5000만원, 문자메시지 발송비용으로 올해 1억원을 책정하는 등 3억5000만원의 예산을 세웠다. 당초 시는 올해 내손에 남양주 문자발송 예산으로 2억원을 편성했지만, 의회는 절반을 깎아 1억원을 책정했다. 시의회도 발송비용 예산이 과하다고 본 것이다.
시 담당부서에 따르면 현재 가입자는 28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남양주시민 69만여명의 40%에 해당하는 숫자가 가입한 셈이다. 이웃한 구리시도 문자메시지 발송시스템을 운영하지만 가입자는 1만여명에 불과하다.
문자메시지 단가는 1개당 27.5원으로, 28만명에게 1건을 대량발송하면 770만원이라는 예산이 소요되는 셈이다. 가입자 수가 많아질수록 예산이 더 늘어나는 구조다.
남양주시는 단기간에 28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모집한 방식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시 담당부서와 공직사회에 따르면 조광한(61·더불어민주당) 시장이 '내손에 남양주'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고,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집중홍보기간이었던 1~2월 광범위한 가입 독려 활동을 벌인 결과 2개월만에 20만명의 가입자를 달성했다.
5월 월례조회 때 시는 가입자를 많이 유치한 부서에 대해 시상식을 열어 Δ최우수(100만원) 문화교육국·다산1동 Δ우수(70만원) 도시국·별내면 Δ장려(50만원) 남양주보건소·화도읍 등을 선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시의 핵심사업을 위한 실적경쟁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겠지만, 선택사항에 불과한 문자메시지 시스템 가입자수를 늘리기 위해 공직자들간에 실적경쟁을 조장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공직자들은 "개인정보 입수과정에서 부서간 경쟁을 지나치게 조장해 직원들이 지인의 전화번호를 적어내기도 했고, 아파트 동별 편지함에 신청서를 넣는 등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기도 했다"면서 "읍·면·동장들은 이장·통장 등을 동원해 가입신청을 받았으며, 사업부서 직원들은 용역사에 부탁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시는 지난 1월초 '내손에 남양주 CRM 구축' 사업비 2억9551만원을 입찰에 올린 결과 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시는 오는 8월까지 서버 구축 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수작업 발송한다. 지난 5월2일부터 공공근로 3명이 신청서를 토대로 개인정보를 엑셀로 입력하고 있다.
'내손에 남양주'와는 별도로 시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남양주톡톡', '남양주 다산서당' 등을 통해 시정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1만6000여명이 친구등록된 남양주톡톡은 1개당 16.5원으로 문자메시지보다 단가가 저렴하다. 특히 '내손에 남양주'와 달리 카톡 플러스친구는 '나이, 주소지,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
'내손에 남양주'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한 이유에 대해 시 담당자는 "보다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어 "카톡은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사용하는 반면 고연령대 시민에게는 친숙하지 않다. 장년층들은 문자메시지를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에서 내손에 남양주를 발송하면 '신청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문자를 보내는 것이냐'는 항의 전화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의전화 때문에 시 담당자가 내부망에 주의사항 공문을 올려 "너무 관련성 없는 지역 사람에겐 (개인정보를)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시 담당자는 "일부 항의전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예산낭비적 요소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시 담당자는 "28만여명에게 모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복되는 휴대전화는 정리했고, 관외지역과 관내지역을 나눠 보내며, 정보의 종류에 따라 나이별로도 나눠 보낸다"면서 "초창기 때는 가입자수가 적어서 예산이 적게 들었지만 현재는 1건 대량발송에 275만원 가량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총선 등 민감한 시기가 다가온다"면서 "오프라인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수집한 개인정보가 오남용되거나 유출될 우려는 없는지, 조광한 시장의 업적홍보용으로 변질되지는 않을지 염려된다.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직 정보통신기술사 B씨는 "문자메시지로 시정홍보하는 방식은 시대착오적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더 많은 홍보를 할 수 있다. 차라리 카톡 플러스친구가 낫다. 요즘은 지자체마다 어플(앱)을 개발해서 시정정보를 제공한다. 비싼 문자비용을 쓰는 것은 결국 예산낭비 아니겠는가"라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됐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동의서를 받아온 것인지 상세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엑셀에 입력했으며, 개인정보 유출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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