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옥상에 '벌통'이 있어요..부곡고 '양봉 동아리' 이야기 [김기자와 만납시다]
김동환 2019. 6. 23. 13:01
“학교에서 양봉하다니..., 처음에는 안 믿는데, 나중에 확인하고는 무척 신기해해요!”
지난 18일, 경기도 안산 부곡고등학교에서 만난 김태경(15)군은 활동 중인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꿀단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양봉 동아리에 들어오면 “식빵에 꿀 발라준다”는 부장 황지우(17)군의 말에 이끌려 가입했다는 태경군이 "처음 벌에 쏘이고 가입을 후회했지만, (벌이) 귀여워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자 듣던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에는 지우·태경군 외에 김병관(16), 안재현(18), 이지혜(16), 전한별(15), 최서연(15) 학생도 참여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안산 부곡고등학교에서 만난 김태경(15)군은 활동 중인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꿀단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양봉 동아리에 들어오면 “식빵에 꿀 발라준다”는 부장 황지우(17)군의 말에 이끌려 가입했다는 태경군이 "처음 벌에 쏘이고 가입을 후회했지만, (벌이) 귀여워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자 듣던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에는 지우·태경군 외에 김병관(16), 안재현(18), 이지혜(16), 전한별(15), 최서연(15) 학생도 참여했다.

◆벌통 5개로 첫발…‘벌 키운다’ 얘기에 항의 이어지기도
꿀단지는 2017년 4월 첫발을 내디뎠다. 사회과 담당 김진숙 교사가 2016년 EBS에서 꿀벌과 환경의 상관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뒤, ‘학교에서도 벌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게 시작이다. 교감선생님(현 김명환 교장)과 동료들 호응에 용기를 얻은 그는 학생 20명을 모은 뒤, 도시양봉가 그룹 ‘어반비즈 서울’ 도움으로 벌통 5개와 함께 동아리 문을 열었다.
학교에 벌 키운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학부모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벌을 무서워하니 벌통에 그물망을 치라는 거다.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김씨와 차분히 대응한 교감·연구부장의 진심이 통한 걸까. 이후 두 차례 항의 전화가 더 있었지만,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꿀단지는 2017년 4월 첫발을 내디뎠다. 사회과 담당 김진숙 교사가 2016년 EBS에서 꿀벌과 환경의 상관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뒤, ‘학교에서도 벌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게 시작이다. 교감선생님(현 김명환 교장)과 동료들 호응에 용기를 얻은 그는 학생 20명을 모은 뒤, 도시양봉가 그룹 ‘어반비즈 서울’ 도움으로 벌통 5개와 함께 동아리 문을 열었다.
학교에 벌 키운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학부모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벌을 무서워하니 벌통에 그물망을 치라는 거다.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김씨와 차분히 대응한 교감·연구부장의 진심이 통한 걸까. 이후 두 차례 항의 전화가 더 있었지만,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분봉 그리고 달려든 벌떼…이제는 여유가 생겼어요
‘분봉(分蜂)’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분봉은 벌통에 새로운 여왕벌이 자라면서, 같은 벌통에 있던 이전 여왕벌이 견제 차원에서 세력 일부를 데리고 새로운 장소로 옮겨가는 걸 말한다. 주로 주말에 분봉이 나서 김씨가 대응했던 2017년과 달리, 올해는 대부분 오전시간에 분봉이 발생(6회)해 학생들이 대처했다.
부리나케 현장에 달려간 김씨는 벌떼가 붙은 나뭇가지를 자른 뒤, 새로운 벌통에 넣고 흔들어 여왕벌 따라 다른 벌도 들어가는지 확인했다. 여왕벌 페로몬이 남은 탓에 달아나지 않고 나무에 붙어 있던 벌들은 훈연기(쑥이나 왕겨를 태운 연기를 쏘는 기구)와 물로 쫓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학생들도 머리, 손, 다리 등 가리지 않고 쏘인 적 있어서 처음에는 동아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적응한 덕분인지 ‘그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고 여유도 부린다.
최근 여왕벌 이상 유무를 확인했던 태경군은 “‘웅웅’대는 벌떼 날갯짓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을 즈음, 무릎과 발목을 (벌침에) 내줬다”면서도 웃었다. 머리를 쏘여 병원에 간 재현군 일화도 소개한 학생들은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캐릭터 마인부우를 본 것 같았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분봉(分蜂)’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분봉은 벌통에 새로운 여왕벌이 자라면서, 같은 벌통에 있던 이전 여왕벌이 견제 차원에서 세력 일부를 데리고 새로운 장소로 옮겨가는 걸 말한다. 주로 주말에 분봉이 나서 김씨가 대응했던 2017년과 달리, 올해는 대부분 오전시간에 분봉이 발생(6회)해 학생들이 대처했다.
부리나케 현장에 달려간 김씨는 벌떼가 붙은 나뭇가지를 자른 뒤, 새로운 벌통에 넣고 흔들어 여왕벌 따라 다른 벌도 들어가는지 확인했다. 여왕벌 페로몬이 남은 탓에 달아나지 않고 나무에 붙어 있던 벌들은 훈연기(쑥이나 왕겨를 태운 연기를 쏘는 기구)와 물로 쫓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학생들도 머리, 손, 다리 등 가리지 않고 쏘인 적 있어서 처음에는 동아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적응한 덕분인지 ‘그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고 여유도 부린다.
최근 여왕벌 이상 유무를 확인했던 태경군은 “‘웅웅’대는 벌떼 날갯짓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을 즈음, 무릎과 발목을 (벌침에) 내줬다”면서도 웃었다. 머리를 쏘여 병원에 간 재현군 일화도 소개한 학생들은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캐릭터 마인부우를 본 것 같았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늘어난 벌통, 꿀 팔아 수익까지…전문가 다 됐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13개로 늘어난 벌통을 보면 뿌듯하고, 거둔 꿀을 눈앞에서 보면 힘들다는 생각도 눈 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채집한 꿀을 100mL 병 총 120개에 담아 동아리 학생들끼리 나눠 가졌으며, 남은 꿀은 교내 환경 캠페인에서 팔아 수익도 얻었다.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은 동아리 창단 취지를 되새기며 ‘환경단체’에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13개로 늘어난 벌통을 보면 뿌듯하고, 거둔 꿀을 눈앞에서 보면 힘들다는 생각도 눈 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채집한 꿀을 100mL 병 총 120개에 담아 동아리 학생들끼리 나눠 가졌으며, 남은 꿀은 교내 환경 캠페인에서 팔아 수익도 얻었다.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은 동아리 창단 취지를 되새기며 ‘환경단체’에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기만의 양봉 철학이나 지식도 구축해나가고 있었다.
지우군은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벌이 꿀만 모은다고 생각했는데, 수분(受粉)을 도와 꽃이 열매를 맺게 한다”고 벌의 역할을 설명했다. 태경군은 양봉을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거둔 꿀을 팔거나, 모인 벌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도와줄 때 행복을 동반한 뿌듯함이 느껴진다는 거다. 병관군은 벌이 떼로 달려드는 이유를 "벌이 한 번 쏜 부위에 공격 페로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지혜양과 한별양은 “(동아리에 들어온 덕분에) 소수만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며 “최근 있었던 환경 캠페인에서 학생들에게 우리 동아리와 양봉이 무엇인지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이들은 소비판(벌집 기본틀)을 채밀기(원심분리기)에 넣고 회전시키면 꿀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연양은 “내부검사(내검)용 장갑과 방충복을 착용하고, 훈연기를 준비한다”며 벌통 내검 준비과정을 설명한 뒤, “훈연기 안에 쑥을 넣고 불을 붙여 연기를 흩뜨리면 벌에게 일종의 마취효과를 줄 수 있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내검은 소비판을 벌통에서 하나씩 꺼내 벌떼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농업 분야에 꿈을 둔 재현군은 “소비판을 벌통 안에 촘촘히 꽂지 않으면 ‘헛집(빈 공간을 채우려는 습성으로 인해 벌이 만드는 집)’이 생길 수도 있어서 주의한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이어 “벌은 자기를 위협한 사람만 쏜다”며 “옷에 벌이 붙더라도 가만히 있으면 (벌은) 곧 날아간다”고 조언했다.
김진숙 교사는 “아이들이 양봉 동아리 활동으로 자연에 가까워지기를 바랐다”며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안산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영상설명 : 양봉에 대해 설명하는 안재현(18·첫 번째 등장)군과 김병관(16)군.
김진숙 교사는 “아이들이 양봉 동아리 활동으로 자연에 가까워지기를 바랐다”며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안산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영상설명 : 양봉에 대해 설명하는 안재현(18·첫 번째 등장)군과 김병관(16)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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