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바뀐 전국 미분양 지도.."충청 해소, 부산·강원 암울"
전국 ‘미분양 지도’가 바뀌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분양이 집중됐던 충청권은 물량 해소가 이뤄졌고 부산과 강원도 미분양이 증가세다.
17일 국토교통부가 이달 갱신한 ‘올해 4월 말 기준 시군구별 미분양 현황’을 보면면, 창원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5892가구로 집계됐다. 시·군·구 단위로는 전국 1위다. 창원에 이어 부산(5401가구), 원주(3350가구), 인천(2105가구), 경주(1997가구), 평택(1960가구) 순으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많았다.
작년과 비교하면, 경남 창원은 작년에 이어 미분양 물량을 쉽사리 해소하지 못하고 있고 부산은 4위에서 2위로 뛰며 미분양이 심화했다. 또 천안 등 충청권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비교적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반면, 원주, 춘천 등 강원권에서는 미분양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년 간 미분양 물량 1위 오명을 탈피하지 못한 창원을 빼곤 미분양 물량 상위 지역 순위에 변동이 있었다. 작년엔 창원 다음으로 천안, 청주, 부산, 포항, 거제, 남양주 순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았다.
◇‘미분양 1위’ 못 벗어난 창원
창원은 지역 경제가 나빠지면서 휘청이기 시작한 주택 시장이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는 STX조선해양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작년 4월과 5월에 고용위기 지역과 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다. STX조선해양 종사자 수는 2013년 약 7900명에서 작년 1월 약 2000명으로 급감했다. 창원 성산구에 있는 두산중공업도 매출이 급감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이 지역 원전 협력업체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매출과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지역경제의 주축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택 공급이 늘며 미분양 문제가 커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창원에는 2014년 1만481가구를 시작으로 작년까지 5년간 5만6500여가구가 공급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창원 주택보급률은 2014년 104.7%에서 2017년 108%로 늘었다.
최근 청약 결과도 낙제 수준이다. 이달 부영주택이 창원에 분양한 ‘창원 부산신항 5·6단지 사랑으로 부영’은 1·2순위 청약에서 전 면적 모두 미달했다. 5·6단지 841가구 모집에 각 단지에 4명씩 총 8명 청약에 그쳤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지방의 경우 지역 기반 경제가 나빠지면서 주택 거래 시장에도 충격이 왔다"며 "인구 유입이 늘어나거나 지역 경기가 회복되는 등의 변화가 있어야 거래가 살아나고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미분양 2.5배 늘어난 부산
부산은 작년 4월말 기준 미분양은 2169가구로 전국 4위였는데, 1년 만에 미분양이 약 2.5배인 5401가구로 불었다.
뜨거웠던 주택 거래 시장이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확 식어버린 것이다. 특히 2016년 11월과 2017년 6월 두차례에 걸쳐 부산진구, 동래구, 남구, 해운대구, 연제구, 수영구, 기장군 등 7개 구·군이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치솟았던 거래가 감소했다. 청약조정지역이 되면 전매제한·1순위 자격제한·대출규제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비맘래 일부 지역은 청약조정대상지역 지정이 해제됐지만,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는 유지 중이다.
이 지역도 분양 물량이 몰리면서 미분양이 심화했다. 지난해 10월 대림산업이 분양한 부산 연제구 'e편한세상연산더퍼스트’, 한신공영이 분양한 부산 사하구 '괴정한신더휴’, 동부토건이 부산 북구에 짓는 '신만덕 베스티움 에코포레’, 동양건설산업이 지난 달 분양한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오션파라곤’ 등이 줄줄이 미분양이 났다.
일각에서는 작년 말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의 주택 거래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주목하고 있으나, 물량을 단기에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진구의 경우 작년 12월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361가구에 그쳤는데, 올해 들어 1000가구를 넘었고 4월 말 기준 1087가구까지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하반기엔 분양 물량까지 쏟아진다. 삼성물산은 이달 부산진구 연지2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연지 어반파크’를 분양한다. 대림산업은 부산진구에서 지난 주 ‘부산 e편한세상 시민공원’ 청약을 받았다.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6월 분양 예정 물량만 1만1183가구"라며 "2020년까지 부산 전체에 공급이 계속 쏟아지는데 이 물량이 잘 소화되지 않으면 당분간 부산 부동산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분양 해소 속도내는 천안 vs 우려 커진 원주
작년 미분양이 많은 지역 2·3위였던 천안, 청주 등 충청권 지역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1년 새 제법 소진됐다. 특히 작년 4월말 충남 천안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4398가구였는데 올해 4월말 1162가구로, 약 74% 줄었다. 같은 기간 청주의 미분양은 2078가구에서 1768가구로 15%가량 감소했다.
반면, 강원권 일부 지역에는 미분양 그늘이 드리워졌다. 원주의 작년 4월말 미분양 물량은 1690가구였는데 올해 4월말 현재 3350가구로 약 2배가 됐다. 같은 기간 춘천은 249가구에서 605가구로 미분양이 증가했고, 속초는 192가구에서 611가구가 됐다.
이와 달리 강릉은 작년 4월말 미분양 물량이 624가구였는데 올해 4월말 365가구로 41%가량 소진됐다. 같은 기간 동해는 1214가구에서 1108가구로 소폭 줄었으며, 올해 들어서는 매월 900가구대~1000가구대로 미분양 물량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강원권에서 분양한 건설사들의 청약 결과도 그리 좋지 않다. 이달 삼부토건이 강릉에 분양한 ‘주문진 삼부 르네상스’는 214가구를 공급하는데 1·2순위 청약에 단 3명만 신청했다. 대우산업개발이 지난 3월 동해시에 분양한 ‘이안 동해 센트럴’도 154가구 모집에 115명이 청약 신청하는 데 그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원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교통망이 확충된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발했는데 그 때 분양이 많았던 여파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전반적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초과 공급’ 효과로 분양 시장 열기가 빠진 데다,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별 격차뿐 아니라 입지와 분양가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수요자가 늘면서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단지별로 차이가 크게 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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