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기싸움 北, 中 지원사격 받나.."시진핑 방북에 입지 강화"

김지훈 입력 2019. 6. 1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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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오는 20~21일 김정은 초청으로 방북
북미, 하노이 결렬 이후 장외 기싸움 이어와
"시 주석, 金 입지 강화 및 통치 안정성 부여"
"美 셈법 변경 요구하는 기존 입장 견지하게"
"북, 한 발 한 발 자신의 길 가며 플랜B 작동"
【서울=뉴시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지난 1월 7~10일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당시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에 시진핑 주석과 회담, 만찬, 오찬 등을 했으며 중국전통약품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2019.01.10.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김성진 기자 =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셈법'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게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과 중국은 17일 조선중앙통신과 신화통신 등을 통해 시 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고 동시에 알렸다.

조선중앙통신은 보도에서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인 습근평(習近平·시진핑) 동지가 20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외형적으로는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 때 시 주석에게 평양에 와달라고 초청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단순한 우호·친선 과시 차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입장 차이를 확인한 이후 비핵화 협상을 잠시 멈추고 장외에서 기 싸움을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며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올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시한을 못박았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행동이 선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강조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도 거듭 밝히고 있다.

북미 양측이 비핵화 로드맵 구상 단계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의 이번 방북에서는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담판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했을 때 "조선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라며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단계적 동시행동적 비핵화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서는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대미 비핵화 협상 접근 방식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며 "다만 시 주석이 방북한 상황에서 판을 깨겠다거나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시 주석의 방문은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성격이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미국의 셈법 변경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며 "북한이 미국에 대한 단계적 비핵화 강도를 높이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당장 북한이 '새로운 길'로 나서는 시발점이 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 발 한 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플랜B를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 번에 판을 깰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한 토대를 만들면서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과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이러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과시하는 동시에 전통적 우호·친선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홍 실장은 "시 주석은 이번 첫 방북 때 여러 선물을 가져갈 것"이라며 "인도적 식량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적 교류 협력 확대 등을 보따리로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내부적으로는 협상 성과가 나오지 않고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피로감과 회의가 감돌 수 있는데, 시진핑이라는 초강대국 지도자가 방북해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지지함으로써 그런 피로감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고 통치 안정성을 부여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jikime@newsis.com,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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