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피해자 父 극단 선택' 제천 학폭 사건 재수사 검토

최민우 기자 2019. 6. 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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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혐의를 받는 가해자들이 무혐의 판결을 받자 피해자 아버지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천 학폭'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재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학폭 피해자인 A씨(20)의 변호인 측은 지난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청주지방검찰청 제천지청에서 재수사를 결정하고 이 사건을 모검사에게 배정했다"며 "진정사건으로 사건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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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이 A씨에게 돈을 달라는 내용이 담긴 페이스북 메시지 캡처. A씨 제공

학교 폭력 혐의를 받는 가해자들이 무혐의 판결을 받자 피해자 아버지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천 학폭’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재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청주지방경찰청 제천지청은 “최근 진정서가 접수돼 사건을 배당했다”며 “진정서 내용을 토대로 재수사 여부를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학폭 피해자인 A씨(20)의 변호인 측은 지난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청주지방검찰청 제천지청에서 재수사를 결정하고 이 사건을 모검사에게 배정했다”며 “진정사건으로 사건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 가족은 피해자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유서·진정서 등과 함께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의 어머니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들의 억울함과 남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법이 우리 아들을 버리지 않은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 최소한 우리 아이의 억울함을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아직도 버스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번 일로 아들은 경찰과 검찰에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들이 의심병 없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단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다. 가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다면 아들의 상처가 조금 낫지 않을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A씨는 충북 제천 C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2016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B씨 등 총 4명에게 폭행, 협박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해자 중 3명은 C고등학교, 나머지 1명은 D고등학교에 다녔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A씨를 때리고 돈을 뺏기도 했다. 인터넷 불법 도박 토토를 시켜 돈을 벌어오게 했다. 또 가해자들은 A씨의 여동생을 강간하겠다며 협박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가해자 4명에 대해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열렸고, 이들은 전학 및 등교 정지 등 징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또 가해자 4명을 경찰에 폭행 및 공갈 등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주동자인 B씨만 공갈과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3명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다. B씨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았다.

충북지방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됐다”며 “재수사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처벌이 이뤄졌지만 A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어머니에 따르면 A씨는 학교 폭력을 당하면서 환각, 환청, 불안장애 등을 앓았다.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의 후유증이 이어진데다 가해자 3명에 대한 처벌까지 무산되자 A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8월쯤 “검찰청 계장님 우리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셔서 아들이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들이 아파하는데 저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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