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자, 도둑질하다 잡혀..어쩌다 이렇게?
[앵커]
주점 종업원을 속인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알고 보니 이 남성은 13년 전 로또 1등에 당첨돼 수십억 원의 당첨금을 탄 사람이었습니다.
'로또 1등'이 되고도 범죄에 손을 댄 남성의 사연을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주점에 30대 남성이 들어오더니, 종업원을 찾습니다.
자신을 가게 주인과 잘 아는 사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단체예약을 하겠다며 점주와 전화까지 합니다.
그리고는 앞 건물에서 예약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인 뒤 종업원의 도주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금목걸이와 팔찌를 받고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이 부산과 경남, 대구 등지를 돌며 이렇게 훔친 금품은 모두 3천6백만 원.
경찰은 이 남성이 로또 1등 당첨자였던 사실을 알게 됐고, 범죄 수법 등을 탐문해 검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조영식/부산 연제경찰서 강력1팀 : "범행 이후에 택시를 타고 도주했는데, 그 과정에서 택시기사한테 로또 이야기를 한 부분이 저희에게 인지됐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때는 2006년. 강도 혐의로 도망을 다니던 중이었습니다.
당첨금으로 14억 원을 받은 후 도박장과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상당 부분을 탕진합니다.
돈이 떨어지자 2007년 5월 절도 행각을 벌여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출소 후에는 금은방을 털다 다시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피의자/2008년 9월 당시/음성변조: "노름하고요. 집 사드리고, 아버지 택시 사 드리고…. 가게하고 이렇게 썼습니다."]
출소 후 2014년에 다시 붙잡히기까지 4년간, 스마트폰을 훔쳐 되판 돈으로 일주일에 로또 수십만 원 어치를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또 재작년 출소한 후에도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죄 행각을 이어가면서, 수시로 복권방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신건 기자 (hellog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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