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행하라"..靑 앞에서 100인 집단 삭발식

이강진 2019. 6. 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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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 싹둑'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도로에는 학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00명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이날 조합원 100명이 참여하는 집단삭발식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 높일 것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위한 교육공무직법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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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 싹둑’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도로에는 학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00명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가위와 바리깡으로 머리카락이 잘려나갈 때마다 도로는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머리를 깎는 동안 노동자들은 두 눈을 감은 채 비장한 표정을 짓거나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한참 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삭발이 끝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라는 머리띠를 두른 채 청와대를 향해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물려주자”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이날 조합원 100명이 참여하는 집단삭발식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 높일 것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위한 교육공무직법 제정을 촉구했다. 학비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집권 3년차가 되도록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하루빨리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윤재 학비노조 교섭실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데 반해 임금은 6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채용과 직무에 대한 부분도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전보나 정원관리 등이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규모 삭발식의 취지를 설명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옆 도로에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총파업 승리 삭발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날 삭발식에는 어머니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기 위해 취업준비생인 딸이 참석하기도 했다. 6년차 급식조리원인 현은정(52) 제주지부 조직국장은 “딸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삭발에 나섰다”며 “이렇게 머리까지 깎아야 한다는 점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현 조직국장의 딸인 문모(26)씨는 “(삭발이) 걱정되긴 했지만 어머니의 행동이 멋있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직접 잘라주러 왔다”며 “(어머니가) 이렇게 행동한 만큼 사회가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도 삭발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6년차 교무행정사인 황호순(47)씨는 “가족들도 삭발을 응원하지는 않았다”며 “대학에 다니는 딸은 (머리 자르는걸)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10년 후에는 딸도 오늘의 결정을 분명히 좋게 평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삭발식을 마친 조합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이동해 요구사항이 적힌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이날 학비노조는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소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학비노조 정책실장은 “7월 총파업 참여는 거의 확정된 상태”라며 “대부분의 조합원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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