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축구선수 집안의 恨, 막내아들이 풀어주네요"
할아버지·아버지·형도 선수생활.. 부상에 모두 아쉽게 축구화 벗어

"3대(代) 축구선수 집안의 한을 막내아들이 풀어주네요."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최준(20·연세대)의 아버지 최해길(54)씨는 경기 후 본지 통화에서 "함께 TV로 경기를 보던 친구들을 부여잡고 한참 울었다"고 말했다.
최준은 3대째 이어온 축구선수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고(故) 최문출씨는 대구 현풍고, 아버지 최씨는 울산 학성고와 영남대에서 뛰었다. 형 최혁(24)도 울산 학성고와 대구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러나 최준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부상 때문에 일찍 은퇴했다. 최씨는 "준이가 태극 마크를 달고 U-20 월드컵 결승 진출까지 이뤘으니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께서 크게 기뻐하실 것"이라고 했다.
최준은 울산 옥동초에서 중앙 공격수로 활약하던 형 최혁을 따라 축구화를 신었다. 또래에 비해 일찍 성숙했다. 형 최씨는 "학창 시절 주말에 합숙소에서 벗어나면 다른 아이들은 PC방으로 몰려가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준이는 '공이나 한 번 더 찬다'며 혼자 공터에 가곤 했다"고 말했다. 최준은 울산 현대고 1학년 때 오른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수술과 재활을 하느라 2학년 땐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묵묵하게 공만 차던 최준이 처음으로 "그만두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형 최씨는 "여기서 포기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마음을 잡고 재활 훈련에 매진한 최준은 2017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준우승과 전국체전 우승을 이룬 뒤, 울산 현대의 우선지명을 받고 연세대에 진학했다. 아직 프로 선수 경력은 없다. 형 최씨는 "포르투갈과의 1차전(0대1 패배) 직후 준이가 전화로 '막상 붙어보니 별거 없더라. 대회 끝나기 전까진 절대 한국에 안 돌아간다'고 했는데 현실이 되어 기쁘다"며 "동생이 마음껏 즐기다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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