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삼킨다
[경향신문]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신용카드 한 장 분량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세계자연기금(WWF)이 호주 뉴캐슬대학과 함께 연구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삼키는 미세플라스틱 입자(0~1㎜ 크기)는 약 2000개로 집계됐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에 달한다. 월 단위로 따지면 칫솔 한 개 무게인 21g이며, 연간으로 보면 250g을 넘는 양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되는 주요 경로는 음용수였다. 한 사람당 매주 미세플라스틱 1769개를 마시는 물을 통해 삼키고 있었다. 이어 갑각류(182개), 소금(11개), 맥주(10개) 등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로로 지목됐다.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수돗물 샘플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레바논(98%)이었다. 미국(94.4%), 인도(82.4%) 우간다(80.8%) 등이 뒤를 이었다.
5㎜ 미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뜻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애초에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거나 플라스틱 제품이 더 작게 부서지면서 생성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치약, 세정제, 스크럽제에도 들어 있다. 크기가 매우 작아서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유입된다. 해양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고 삼키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인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식약처는 2017년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만들었으며, 환경부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최근 미세플라스틱 관리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WWF에선 2000년 이후 생산된 플라스틱 양이 2000년 이전에 생산된 전체 양과 같으며, 이 중 3분의 1이 자연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마다 800만t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으며, 270종 이상의 야생생물이 플라스틱 폐기물 피해를 봤고, 240종 이상이 플라스틱을 섭취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 WWF 사무총장은 “플라스틱은 해양과 수로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을 죽음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인류도 위협하고 있다”면서 “플라스틱을 먹지 않으려면 매년 수백만t의 플라스틱을 자연에 버리는 일부터 막아야 하며,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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