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어 아귀가 바다 밑바닥에서 숨을 참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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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환경은 혹독하다.
잠복 포식자인 아귀목 심해어는 크고 날카로운 입과 낚싯대를 드리워 먹이를 유혹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새로운 비장의 무기가 발견됐다.
니컬러스 롱 미국 디킨슨 대 생물학자 등 미국 연구자들은 '어류 생물학 저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아귀목 점씬벵이과 어류의 최고 4분에 이르는 독특한 숨 참기 행동을 보고했다.
암흑 속에서 아귀는 물의 진동을 예민하게 감지해 먹이를 잡고 포식자를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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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줄여 에너지 소비 최소화, 몸집 불려 포식자 회피

심해 환경은 혹독하다. 높은 수압과 낮은 온도, 암흑과 먹이 부족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심해어는 특별한 진화를 이뤘다.
잠복 포식자인 아귀목 심해어는 크고 날카로운 입과 낚싯대를 드리워 먹이를 유혹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새로운 비장의 무기가 발견됐다. 바로 숨 참기이다.
니컬러스 롱 미국 디킨슨 대 생물학자 등 미국 연구자들은 ‘어류 생물학 저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아귀목 점씬벵이과 어류의 최고 4분에 이르는 독특한 숨 참기 행동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숨을 참는 행동은 다른 물고기에서 관찰된 바 없으며, 아마도 에너지를 극도로 아끼고 포식자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사람이 허파로 호흡하듯 물고기는 아가미를 움직여 산소가 풍부한 물을 빨아들였다 뱉는다. 그런데 각종 무인 잠수정이 촬영한 심해어 비디오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점씬벵이과 어류가 거의 아가미를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고기가 아가미를 여닫으며 물을 펌프질하는 데는 에너지가 많이 들어, 정지상태에서도 흡수한 산소의 5∼15%를 여기에 쓴다. 따라서 아가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은 먹이가 부족한 심해에서 그럴듯한 전략이다.

점씬벵이과 어류는 열대와 온대의 수심 200∼2500m 바다 밑바닥에 사는 아귀의 일종이다. 두꺼비 같은 모습의 이 물고기는 주로 잠복해 먹이를 기다리지만, 배와 뒷지느러미를 이용해 어슬렁거리며 걷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이 물고기를 촬영한 10개의 비디오를 분석했는데 물을 활발히 빨아들이고 내뱉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영상에서 물고기는 물을 흡입한 뒤 4분 동안 숨을 참았다가 7초에 걸쳐 서서히 내뱉었다.
흥미로운 건, 물을 아가미 방에 가득 흡수해 숨을 참는 동안 몸의 부피가 30%나 커졌다는 사실이다. 연구자들은 “몸을 부풀려 크게 보이면 포식자가 쉽게 삼키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며 “복어의 몸 부풀리기와 비슷하지만, 복어는 위장을 부풀리는 점이 다르다”고 논문에 적었다.
이처럼 호흡 횟수를 최소화하는 것은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장기간 먹이를 먹지 않고 버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실제로 이 물고기들의 내장을 조사한 다른 연구를 보면, 위장은 대부분은 텅 비어 있었다. 기회가 닥치면 입에 넣을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삼키는 전략이지만, 그때까지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살아남아야 한다.
또 숨을 참는 행동은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암흑 속에서 아귀는 물의 진동을 예민하게 감지해 먹이를 잡고 포식자를 피한다. 따라서 옆줄이 고도로 민감하려면 움직임을 가능한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아귀목 가운데 초롱아귀 아목 등 다른 어류도 비슷한 숨 참기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Nicholas P. Long and Stacy C. Farina, Enormous gill chambers of deep-sea coffinfishes (Lophiiformes: Chaunacidae) support unique ventilatory specialisations such as breath holding and extreme inflation, Journal of Fish Biology, doi: 10.1111/jfb.1400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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