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못 받은 잔여수수료 달라" 보험설계사들 집단소송 나선다

김은성 기자 2019. 5. 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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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보험사들 수수료 일부 선 지급 후 잔액, 설계사 해촉 땐 회사 수익 환원
ㆍ노조 “유지 수수료 명목 말하지만 계약 승계 설계사에게도 지급 안 해”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퇴직 후 받지 못하는 잔여수수료 청구를 위한 집단소송에 나선다. 통상 보험사는 설계사와 계약 체결 시 상품판매 대가로 1~3년간 수수료를 나눠서 지급하는데, 퇴직한 설계사에게는 남은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이 같은 잔여수수료 문제는 보험사 구조조정과 보험대리점(GA) 활성화 등으로 더 심화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노조를 중심으로 설계사들이 다음달부터 잔여수수료 청구 집단소송을 시작한다. 각 보험사를 상대로 설계사 30명이 모이는 대로 릴레이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첫 소송 상대는 장기 계약 상품이 많은 생명보험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선지급 수수료(신계약 수수료)로 50~70%를 첫 해에 주고, 나머지 30~50%를 1~2년간 유지 수수료 명목으로 나눠서 준다. 그러나 설계사가 이직 등의 이유로 해촉되면 남은 수수료는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잔여수수료는 보험사 수익으로 환원된다. 보험사들이 수수료를 주지 않아 연간 얻는 수익이 1조원을 웃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잔여수수료 집단소송은 10년 전에도 있었다. 2009년 설계사 1000여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2011년 대법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상품 수당을 지급하고 환수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사적 자치에 따라 정할 문제”라며 “설계사 해촉 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해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보험업계는 잔여수수료의 대부분은 보험 계약 관리에 따른 유지 수수료로 퇴직 설계사에게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는 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해촉 시 계약을 관리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주지 않는 게 당연하다”며 “대법원 판례를 뒤집을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오세중 설계사노조 위원장은 “보험사들은 유지 관리를 명목으로 줄 수 없다고 하지만, (퇴사한 설계사 대신) 계약을 이어받은 사람에게도 수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민주노총 법무법인 여는의 하태승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를 바꾸기 위한 소송”이라며 “과거에 다투지 않던 수수료 지급 실태의 불공정성에 대해 공정거래법과 약관법 등을 통해 다퉈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설계사들이 위촉계약 시 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사인을 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보험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라며 “금융당국이나 공정위 등이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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