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일본과 다시 멋있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 [월간 OSEN+ 창간호 특별인터뷰]

박선양 2019. 5. 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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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첫 경기 미국전이 제일 기억나”

도쿄올림픽 티켓 걸린 프리미어12…“안방에서 무조건 티켓 딸 것”

[OSEN=한용섭 기자]‘태극마크’, 스포츠에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61) 감독은 올해 초 다시 한 번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2019년 11월에 열 리는 프 리미어12 대회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오쎈 플러스 창간호는 국제대회에서 다시 한국 야구의 영광을 이 끌 준비를 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을 만났다. 프로야구는 2000년대 초반 정체기에 머물렀다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9전 전승 금메달은 가히 기적과 같았다.

KBO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 금메달을 획득한 8월 23일을 ‘야구의 날’로 지정해 매년 다채로운 이벤트를 갖고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당시 뜨거운 야구 열기에 야구공과 방 망이를 잡은 ‘베이징 키즈’들이 지금은 프로야구에 데뷔해 뛰고 있다. 강백호(KT) 등이 그 주인공.

11년 전, 혈기왕성했던 감독은 이제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연륜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변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장 면들이 많을 것 같다. 김경문 감독은 “전승 우승에 대한 기대는 단 1%도 없었다. 대표팀을 구성한 뒤 군미필 선수들이 포함돼 곤혹을 조금 치른 기억이 난다. 경기도 하기 전에 비난 여론이 조금 아쉬웠 다”고 털어놨다.

이어 “미국과의 첫 경기가 가장 힘들었다. 졌으면 아마 예선 탈 락했을 것이다. 역전했다가 다시 9회(마무리 한기주를 기용했다가) 재역전 당하면서 힘들었다. 졌다면 분위기가 확 무너졌을 것이다. (9회말) 정근우가 대타로 나와 안타치고, 고영민이 헛스윙을 하길 래 1스트라이크에서 다시 이택근을 대타로 기용했다”고 11년 전 장면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꺼집어 냈다.

“그때는 뭐랄까,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어쩔까 그런 고민 없이,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돌아보면 하늘이 도와준 것 같다. 올림픽에서 일본과 붙어서 멋있는 경기를 다시 하고 싶다. 멋있게 하고 싶다.”

2008년의 김경문 감독과 2019년의 김경문 감독, 11년의 시간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김 감독은 “내가 24살에 프로 들어왔다. 그때는 (투수를 향해) 사인 내는 것이 빨랐다. 그만큼 단순하게 바로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나이를 많이 먹고 야구 선수로 치면 베테랑, 고참이 된 상황에 서 타 자를 잘 알면서도 사인을 내다가도 손가락이 바뀐다. 안 맞겠다 싶다가도 바꾸는 것으로 변했다고 할까 그렇다”고 비유해서 말했다.

“(2008년에는) 야구를 겁없이 했을 때다. 패하면 어떻게 하나, 결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이 팀은 반드시 잡고, 저 팀은 피하고 이런 계산 없이 했다. 선수들과 경기에 집중해서, 느낌이 오는 대로 최선을 다하자. 그때 내가 좀 변칙스럽게 하지 않았나. 당시 대표팀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당황하는 사인이 나가는 순간이 있을 거다. 그럴 때 당황 하지 않고 따라줘라’고 부탁했다. 이대호에게 의도적으로 번트를 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과감하게 하기가 쉽지 않다. 맥을 짚어야 한다. 야구는 1회부터 9회까지 있다. 1회 5점을 냈다고 끝이 아니다. 8회에 3 점을 앞서고 있다고 해서 이긴 것이 아니다. 야구는 호흡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분위기가 왔다 갔다 하는 스포츠다. 그 분위기를 읽는 커리어는 있다고 본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연구와 노력을 많이 하더라. 느낌이 좋다.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마음 을 모아서 좋은 결과를 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4월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 미어12 조별 예선 일정이 발표됐다. 프리미어12는 2020년 도쿄올림 픽 야구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12개국이 참가하며, 4개국씩 3개조로 나뉘어 한국, 대만, 멕시코에서 조별예선을 치른다. 한국에서는 한국, 호주, 캐나다, 쿠바 4개팀이 경기를 치른다. 상 위 2개팀이 결선라운드에 진출해 우승을 다투게 된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결선라운드에 진출해서 호주, 대만 보다는 최종 순위가 높아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이 굵직한 성적을 냈 고, 우리 홈에서 치러지는 예선은 우리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팀이 우리보다 전력이 낮다 고 해도 말은 함부로 할 수 없다. 홈에서 팬들에게 이기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고 말했다.

김평호 전력분석원을 비롯해 벌써부터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지만, 경기 일정이 발표되 고 하니 긴장이 조금씩 된다”며 “야구장에도 직접 가서 경기를 챙겨 보기도 하고, 코칭스태프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도 한다”고 근황을 말했다.

최근에는 집에 일본 방송을 볼 수 있게 기기를 설치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경기 위주로 챙겨보면 상대 팀까지 돌아가면서 보게 된다”고 수년 동안 제대로 챙겨보지 않았던 일본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축적하고 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은 7~8월에 1차 엔트리, 9월에 2차 엔트리(45 명), 10월에 최종 엔트리(28명)를 발표하는 일정이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야수는 과감하게 쓰기 어려워도, 투수는 당돌하게 던지는 투수는 쓸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이 선수는 괜찮네. 이 정도면 되겠네 하는 선수들이 조금씩 보인다. 야수는 백업이라도 대주자, 대수비 등 역할을 같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팀과 선수의 부담을 걱정해 특정 선수의 이름은 비공개를 원했다.

대표팀의 세대교체냐, 아니냐는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렵다.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도 함께 발탁하 겠다는 것이 현재 구상이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만 국제대회 를 이길 수는 없다. 커리어 있는 형들이 필요하다. 형들이 중요한 위치에 자리를 잡아 큰 틀을 만들어 놓고, 타격과 마운드에 젊은 선수를 쓸 생각은 있다. 대수비가 필요하고, 대주자가 필요하고 요소요소 준비가 잘 된 팀이 좋은 팀이 된다”는 지론을 보였다.

“코치들의 의견을 많이 묻고 듣고 있다. 최종 결정은 감독이지만, 코치들의 선수 추천을 적극 권장할 것이다. 아무래도 8월~10월 에 컨디션 좋은 선수들이 승선할 기회가 높을 거라고 본다”고 대표팀 발탁 기준을 살짝 드러냈다.

프리미어12에는 메이저리거들의 출전은 힘들다. 메이저리그 사 무국에서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출전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 대회 전까지 이에 대한 협상이 진행될 계획도 있지만, 불투명하다. 그런 가운데 최지만(탬파베이)은 적극적으로 프리미어 12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김 감독은 “최지만이 구단의 허락을 받아 서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기특하다. 최지만은 (발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이 기사는 월간 OSEN+ 창간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월간 정기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OSEN으로 연락바랍니다. 권당 5000원, 연간 5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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