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퀴어축제 등 소수자 집회 경찰 보다 적극 보호해야"

지난해 6월 열린 제10회 대구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집단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가 진행될 경우 경찰이 보다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청장에게 적법한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제3자의 집회 방해로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앞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집회 당시 경찰이 반대단체의 방해 행위를 방치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경찰이 사전에 경비대책을 수립하고, 1천5백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반대단체 참가자들의 집회 방해 행위를 사전 차단하거나 중재한 점 등을 고려해, 집회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습니다.

다만 최근 합법적이고 평화로운 집회에서 반대자들의 조직적이고 물리적인 방해로 긴장이 고조되거나 충돌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집회가 전국 또는 지역 단위로 개최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인권위는 "성 소수자, 이주민, 난민 등 사회적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와 그에 따른 반대 움직임이 있고, 이러한 움직임이 과거보다 훨씬 더 조직화되고 폭력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양상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는 적법한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제3자의 집회 방해로 인해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며,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집단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가 진행될 경우 보다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유경 기자 (6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