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짝퉁 팔아 명품 도배.. '인스타팔이'에 성난 민심

한아름 기자 2019. 5. 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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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배, 벤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뜨고 있다. SNS 스타를 뜻하는 인플루언서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광고효과가 크다. 확실한 구매 결정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파급력에 기업들도 앞다퉈 인플루언서를 모시고 있다. <머니S>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업계 목소리를 들어봤다. 또 인플루언서시장의 리스크를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인플루언서 마케팅’, 약인가 독인가-②] 진정성 없는 ‘팔이피플’의 입김

“드디어 붓기차 첫 공구(공동구매) 오픈했어요. 제가 출시 전부터 꾸준히 먹어온 붓기차예요. 이 붓기차를 처음 접할 때 살이 조금 쪘었는데 사람들이 살찐 티가 하나도 안난다고 하더라고요. 이 붓기차의 효과가 굉장히 좋다는 걸 알게 됐죠. 이 붓기차 덕분에 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한번 드셔보시면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공구기간 동안만 최저가로 진행해요.”

# 한모씨(30)는 며칠간 눈여겨본 한 인플루언서의 붓기차를 구입했다. 1박스(30포)에 13만9000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공구기간에 구매하면 무료배송이라니 서둘러 구입했다.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몇번 주고받은 인플루언서가 “야식을 먹어도 다음날 붓지 않는다”고 장담해 구매를 결정했다. 인플루언서와 함께 다이어트를 하는 것 같아 올해 감량목표를 벌써부터 달성한 기분이 든다.

인플루언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패션·식품 등 유통업계의 새 플레이어로 떠오르면서 온라인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성장통도 뒤따랐다.

인플루언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브랜드 제품을 베낀 ‘짝퉁’, 성분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화장품 등을 추천하며 ‘온라인 만물상’을 자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닥치는 대로 다 판다’는 식의 마케팅은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호박즙에서 검출된 곰팡이로 위기를 맞은 온라인쇼핑몰 ‘임블리’와 소비자 간 갈등의 불씨는 다른 인플루언서에게 튀었다. 소비자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폭로까지 더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인플루언서는 직접 느낀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그들의 주변을 장악하는 마케팅을 사용한다. 일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성장과정과 직장생활·연애·결혼·도전 등을 인스타그램에 중계하면서 소비자와 친밀감을 쌓는다.

임블리(임지현·부건에프엔씨 상무)는 2013년 온라인쇼핑몰사업을 시작해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공개하며 얻은 팬덤으로 단기간에 연매출 1700억원의 패션·뷰티·생활 브랜드를 키웠다. 최근 마약투약혐의를 받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도 재벌가의 일상을 소개함과 동시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의류를 팔았다.


◆고객에 짝퉁 팔고 본인은 정품 구매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의 일상을 보면서 ‘지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소개할 때 직접 만들어 입은 레깅스·운동복, 아이가 아파서 먹였다는 건강식품, 피부 트러블 때문에 사용한 화장품 등 자신의 경험담을 붙이는 이유다. 때문에 소비자는 구매 후 상품에 불만족하거나 교환·환불을 거부당할 때 마치 가족이나 친구한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안승호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사생활을 내세워 마케팅하고 소비자들은 인간적 신뢰와 친밀감을 기반으로 구매한다”며 “인플루언서의 제품하자와 미흡한 대처가 도덕적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의 허위정보와 미흡한 대처가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팽배하다. 건강식품·화장품 등을 판매하면서 허위정보로 마케팅하거나 ‘짝퉁팔이’로 부를 축적했다는 비판이다. 과도한 마진과 소비 후 환불이나 교환을 거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았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전자상거래 이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소셜미디어 쇼핑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28%가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불·교환을 거부하거나 판매자가 연락두절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관련 법 위반행위를 감시한 결과에서도 거래량이 급증한 소셜미디어마켓 판매자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접수된 제보 1713건 중 소셜미디어마켓분야 제보가 879건으로 집계됐다. 역시 정당한 사유 없이 교환이나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가 가장 잦았다.

◆진정성 없는 행동에 ‘속았다’

소비자 불만은 극에 달하는데 정작 인플루언서 본인은 값비싼 피부관리와 명품, 고급 외제차 등으로 치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모습에 소비자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등을 돌리기도 한다.

이들은 문제가 커지면 사과문을 올리거나 사과 방송을 한다. 그러나 반성 후에도 특정 인물을 고소하거나 불리한 댓글을 삭제하는 행동 등을 반복하면서 판매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성난 여론이 식지 않고 들끓는 이유다.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면 바닥에 떨어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신뢰도를 향상하는 게 순서다. 전문가들은 임블리의 ‘호박즙 곰팡이’ 논란을 새로운 쇼핑플랫폼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쇼핑문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안 교수는 “인플루언서는 온라인쇼핑몰과 함께 품질관리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며 “소비자는 인플루언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자각이 늘면 맹목적 소비에서 벗어난 스마트한 소비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3호(2019년 5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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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기자 ar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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