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성폭행 저지르고 10년간 국가대표로..협회, "몰랐다" 되풀이

양예빈 2019. 5. 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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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2명이 10년 전 성폭행을 저지르고도, 기소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은 사건, 어제(19일) KBS가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두 선수가 아이스하키협회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아 10년간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했다는 것입니다.

아이스하키 협회는 성폭행 사실을 몰랐다,입니다.

KBS 취재팀의 취재결과는 정말 몰랐을까,입니다.

성폭행 가해자들이 이렇게 지금도 국가대표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피해자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양예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카자흐스탄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10년 전 유 모 씨를 성폭행했던 이 모 씨와 김 모 씨도 이 대회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 선수로 뛰었습니다.

2009년 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지금까지 김 씨는 13차례, 이 씨는 8차례나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심지어 김 씨는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국가 대표로 뛰었습니다.

선수나 지도자가 성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협회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자격 정지나 박탈 등을 논의해야 합니다.

협회 측은 KBS 취재 이전까지는 두 선수의 성폭행 사건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10년 전 사실이고 기소유예가 법죄 사실을 조회할수 있는 저희 협회가 업체도 아니고 제가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것같습니다."]

하지만 당시 협회 관계자 일부는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09년 당시 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아예 몰랐던 건가요?) 사건 나중에 알았죠. 나중에... 무슨 일 있었다. 그러더라. 문제가 없었다고 하니까 해결이 됐겠지."]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다보니 두 선수는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로 거리낌없이 활동해 온 것입니다.

피해 여성은 두 선수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방송 등 언론에 등장하는 것을 바라볼 때마다 분노와 고통에 휩싸였다고 호소합니다.

[유○○/피해자/음성변조 : "성범죄를 했던 사람이 국가를 대표해 운동 선수가 되고 그거에 대한 징계조차 받지 않고 너무 잘하고 있잖아요. 성폭행 가해자인 그들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요? 저는 너무 이해가 안 가요."]

성폭행 사건은 이렇게 조용히 묻혀졌지만, 이후 두 선수는 병장으로 군복무 시절 숙소를 무단 이탈한 것이 드러나 한동안 소속팀 출전 정지와 국가대표 선수 자격 박탈이라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양예빈 기자 (yea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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