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걸 뒤집었네, 영리해진 '마동석 표 조폭액션'

송혜진 기자 2019. 5. 2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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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 전형적인 조폭 영화 뒤틀며 화제, 15일 개봉 나흘 만에 100만 돌파
뜻밖에도 영리하고 생각보다 교묘하다. 15일 개봉한 '악인전'(감독 이원태)은 본 듯 낯설고 뻔한 듯 새로운 액션영화다. 깡패와 경찰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한국형 조폭 액션 영화가 신선할까 싶지만 20여분쯤 지나선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 든다. 비틀 수 있는 건 비틀고 뒤집어 보여 줄 수 있는 건 뒤집었기 때문.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힘도 여기 있다.

/키위미디어그룹

◇나쁜 놈들, 더 나쁜 놈을 잡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조직폭력배 두목 장동수(마동석·사진 오른쪽)와 강력반 형사 정태석(김무열·왼쪽)은 연쇄 살인마K를 잡기 위해 손을 잡는다. 경찰과 깡패가 협력해 범죄자를 잡는다는 설정 자체가 대단할 건 없지만 이 사소한 변주가 의외의 감칠맛을 낸다.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을 잡기 위해 뭉친다는 발상의 전환. 영화는 이를 통해 선과 악을 뒤섞고 합법과 범법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관객을 시험에 들게 한다. 조폭 두목인 장동수가 "우리도 세금 내는 시민인데 경찰 도움 좀 받으면 어때"라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 경찰 정태석을 바라보며 장동수가 "내가 이래서 짭새를 못 믿는다"고 실실 웃을 땐 관객도 슬슬 헷갈리게 된다. 목적과 수단, 결과와 과정이 흔들리고 갈수록 적과 아군의 구분마저 희미해진다. 이 혼란과 소용돌이가 '악인전'에 고유한 리듬감을 부여한다. '이건 뭔가' 싶으면서도 몰입하게 된다.

◇범법과 합법 사이

매끈하고 세련된 영화는 아니다. '악인전'은 그러나 솟구치는 아드레날린과 피비린내를 발판으로 카타르시스로 향하는 새로운 문을 열어 보인다. 마동석은 그 에너지의 중심에서 움직인다. 이 덩치 좋고 계산 빠른 남자는 어디까지 미움받고 어디서부턴 사랑받아야 대중의 마음을 얻는지를 동물적으로 간파해낸다. 임계점에 다다르기 전에 손을 떼고, 분출 직전까지 몸을 움직인다. 악도 선도 마동석이라는 세 글자 안에선 결국 하나가 된다. 손으로 배신자의 이를 뽑아내고, 걸리적거리는 사람 정도는 쉽게 맨손으로 집어던지는 마동석 표 액션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경찰 정태석을 연기한 김무열도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살인마를 잡고 싶은 형사의 초조함을 핏대 선 관자놀이로 체화시켜낼 줄 안다. "한배를 탔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자!"고 외치는 그를 보면서 응원하게 될 때, 영화는 정확히 그 목적을 달성한다. '속았구나' 싶을 때 이미 늦었음을 깨닫는다.

'범죄도시'를 만든 제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해서 만들었다. 해외 104개국에 일찌감치 선판매됐고. 할리우드 리메이크도 결정됐다. 미국 리메이크작에선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픽처스가 프로듀싱하고 마동석도 출연한다. 오는 22일 제72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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