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몰락' 김현철, 시티팝 유행에 13년 만에 강제소환

양승준 입력 2019. 5. 17. 07:02 수정 2019. 5. 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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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달의 몰락'(1993)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가수 김현철(50)은 지난 12년 동안 단 한 장의 앨범도 내지 않았다.

20~30대 '밀레니얼 세대' 가수들이 30년 전 김현철이 낸 노래를 줄줄이 리메이크한다.

김현철이 '동네'와 '오랜만에'에서 시도한 시티팝이 요즘 20~30대 사이 분 뉴트로 바람을 타고 덩달아 주목 받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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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앨범을 내는 가수 김현철은 "가사 쓰는 게 제일 어려웠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경험하고 느낀 건 많아졌지만, 서정적이면서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데 애를 먹어서였다. Fe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래 ‘달의 몰락’(1993)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가수 김현철(50)은 지난 12년 동안 단 한 장의 앨범도 내지 않았다.

그가 낸 히트곡 제목처럼 ‘몰락’한 줄 알았던 가수는 요즘 가요계로 ‘강제 소환’돼 인기다. 20~30대 ‘밀레니얼 세대’ 가수들이 30년 전 김현철이 낸 노래를 줄줄이 리메이크한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태연은 ‘춘천가는 기차’를 다시 불러 21일 공개하고,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죠지는 지난해 가을 ‘오랜만에’를 새롭게 만들었다. 모두 김현철이 1989년 낸 1집 수록곡이다. 김현철이 ‘동네’와 ‘오랜만에’에서 시도한 시티팝이 요즘 20~30대 사이 분 뉴트로 바람을 타고 덩달아 주목 받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시티팝은 198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청량하면서도 세련된 도회적 분위기가 특징인 장르다.

“신기하더라고요. 아는 후배가 최근 일본에서 DJ들이 클럽에서 제 1집을 틀곤 한다고 해 놀라기도 했어요.” 지난 15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철의 말이다.

예상치도 못한 조명에 김현철은 용기를 냈다. “음악이 재미 없어져 악기와 컴퓨터를 다 처분한 뒤였지만, 컴퓨터를 다시 사” 지난해 봄부터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2006년 낸 9집 ‘토크 어바웃 러브’ 후 처음이었다.

김현철은 10여 곡을 새로 썼다. 5곡을 추려 23일 새 앨범 ‘프리뷰’를 발표한다. 아이돌 그룹 마마무 멤버인 화사와 휘인이 부른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와 인디 밴드 옥상달빛이 참여한 ‘웨딩 왈츠’등이 실린다. 앨범 첫 곡 ‘드라이브’는 ‘김현철표 시티팝’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김현철은 “꼭 데뷔 앨범을 만드는 기분이었고, 다시 음악 작업이 즐거워졌다”며 웃었다.

김현철은 남은 곡을 엮어 10월 앨범 하나를 더 낸다. 최백호와 백지영, 박정현, 박원 등이 부른 노래가 실린다. 앨범 제목은 ‘돛’(가제)이다. 김현철은 “다시 음악의 바다로 항해를 떠나는 마음을 담았다”며 “시인과 촌장의 ‘푸른 돛’(1986)을 리메이크해 앨범 마지막 곡으로 넣을 것”이라고 계획을 들려줬다.

김현철은 올해 데뷔 30년을 맞았다. 그의 음악 인생에서의 길잡이는 밴드 어떤 날의 조동익이었다. 김현철이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조동익에게 “팬”이라며 집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넨 인연을 계기로, 조동익이 김현철의 데뷔를 도운 건 유명한 일화다. 김현철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조동익을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 김현철은 “올 여름 제주에 내려가 (조)동익이형이랑 곡을 같이 써 볼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 학전에서 최근 이틀 동안 공연했는데 울컥하더라고요. 저 우는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예순이 넘어 보이는 관객이 와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음악 해야겠구나 싶었죠.”

양승준 기자 comeon@hankilbo.com(mailto:comeon@han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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