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분노도 맥락도 없는 삼성 회계사기 보도

송수진 2019. 5.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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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회계 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홍순탁 변호사는 삼성바이오 사태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에 참여해 이같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우리 언론은 삼성바이오 회계 사기 사건의 진실 규명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

참여연대 홍순탁 회계사는 삼성바이오 관련 보도 양이 적은 원인으로 기자 출입처 문제를 꼽았다.

본 인터넷뉴스는 2019년 5월 12일 자 '분노도 맥락도 없는 삼성 회계사기 보도' 기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 관련 동아일보와 채널A는 공용 서버 압수 사실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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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증선위 회의록을 한 번 만이라도 읽고 나서 검찰 수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사를 쓰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없다 보니 '분노'도 없고 '맥락'도 없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회계 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홍순탁 변호사는 삼성바이오 사태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에 참여해 이같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삼성바이오 회계 사기 사건에 대한 첫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 2016년이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증선위의 고발 이후 검찰이 나섰고 수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에서 시작해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를 거쳐 삼성 권력의 최정점인 삼성 T/F팀(구 미래전략실)까지 올라와 이제 이재용 부회장의 턱밑을 겨누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 인천공장 전산실 바닥에서 발견된 공용 서버에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와 삼성바이오 회계사건 간 직접적인 연관성을 입증할 결정적인 단서가 나올지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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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능멸극의 숨은 조연...언론

그렇다면 우리 언론은 삼성바이오 회계 사기 사건의 진실 규명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었다. 우선 최근 검찰이 삼성바이오 직원 집에서 회계 관련 자료가 저장된 공용 서버를 압수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1면에서 이 소식을 다룸으로써 어젠다 세팅(agenda setting)에 나섰다.

그러나 유력 일간지 등은 소극적이다 못해 외면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한국경제>는 공용 서버 압수 사실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회계사들이 "콜옵션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몰랐다"고 입장을 번복한 사실이 드러난 지난달 24일에도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만이 이 내용을 보도했다.


경제 전문지 한국 경제, '삼바' 물타기

삼성바이오에 주로 침묵했던 일부 언론은 때로는 '물타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국경제>는 4월 29일자 사설 '회계감리 투명성과 신뢰 높일 심판원 도입 검토할 때 됐다'를 통해 "투명한 기업 회계는...투자자 보호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사전 규제나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제재가 비현실적으로 과도해지면 산업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면서 사실상 삼성 편들기에 나서기도 했다.

대립되는 양측의 입장을 공방화하는 방식으로 사건 본질에 대한 규명을 피해 가는 이른바 '공방 신기'를 구사하기도 했다. J 고정 패널인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정준희 겸임 교수는 이달 3일 <한국 경제> 기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진실 게임...회계사들 콜옵션 존재 정말 몰랐나?'를 비평했다. 정 교수는 "이 기사는 대단히 명확해 보이는 사안을 진실 공방으로 만듦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삼성 쪽에 유리한 방향의 발언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J 패널로 참여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역시 이 보도에 대해 "경제 신문이라고 하면 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보도를 해야 하지만 일반 신문 경제면보다 더 부정확하다. 일방적으로 기업의 편을 들기 위해 대놓고 왜곡을 하고 있다"고 한국 경제의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주 전 대표는 미국의 유명 경제지들과 달리, '한국 경제'는 사설과 같은 의견뿐만 아니라 '기사'까지도 정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림 안 된다?...소극적인 지상파

지상파 방송사 역시 소극적이었다. 공용 서버 압수수색 사건의 경우 KBS와 SBS, JTBC, MBN이 메인 뉴스에서 보도했지만 MBC와 TV조선, 채널A는 보도하지 않았다. 회계법인이 콜옵션에 대한 입장을 검찰에서 번복했다는 사실은 삼성이 콜옵션을 적극적으로 숨겼다는 점, 회계 사기 공모 관계에 있던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이 갈라섰단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내용이었지만 방송사들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우선, '그림이 안 돼' 기사가 밀렸을 가능성이 있다. 회계사가 진술을 바꿨다는 사실은 검찰이 숨겨진 서버를 찾기 위해 공장 마룻바닥을 뜯은 것보다 훨씬 화면으로 만들기 어려운 내용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굴지의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가 줄줄이 독립성과 직업윤리를 저버린 채 자본주의 근간마저 흔든 대형 사건에 대해서 지상파가 기사 가치 판단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 교수는 지상파의 소극적 보도의 원인으로 당시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꼽기도 했다. 정 교수는 "4월 25일 무렵은 패스트트랙 이슈 때문에 정치적인 다툼이 굉장히 강했던 시기여서 이슈가 묻힌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JTBC는 '삼바 분식 회계사들 콜옵션 몰랐다 삼바 측 주장 흔들'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결국, 삼성바이오 사건을 보도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기사 가치 판단의 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복잡한 '회계사기', 경제-검찰 기자 협업 필요"

참여연대 홍순탁 회계사는 삼성바이오 관련 보도 양이 적은 원인으로 기자 출입처 문제를 꼽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조사할 때는 경제부 기자들이 관련 기사를 썼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지금은 검찰 기자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홍 회계사는 "검찰 기자들이 이슈를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다는 말을 한다. 원래 사건을 담당했던 경제부와 검찰 기자가 소속된 사회부가 협업이 되면 조금 나을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언론들이 이슈를 못 따라가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 회계사는 또 기자들이 잘 모르니 기사가 어렵게 쓰여지고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 사건이 시청자나 독자로부터 유리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회계사는 "기자들이 증선위 회의록을 한 번 만이라도 읽고 나서 검찰 수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사를 쓰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없다 보니 '분노'도 없고 '맥락'도 없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전 대표 역시 언론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주 전 대표는 "자꾸 분식 회계 사건이라고 말을 하면 국민들이 이해를 못 한다. 분식회계는 삼성 내부에서만 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이 사건은 삼성의 경영 승계에 관련된 것이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정경유착 사건 가운데 가장 큰 건이다. 이 사실을 계속 언론이 상기시켜주지 않으면 국민은 점점 이해를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12일(오늘)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J 43회는 <삼성의 '회계사기', 모르거나 외면하거나>라는 주제로 패널들의 날카로운 비평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이 출연한다.

'분노도 맥락도 없는 삼성 회계사기 보도' 기사 관련 정정보도문

본 인터넷뉴스는 2019년 5월 12일 자 '분노도 맥락도 없는 삼성 회계사기 보도' 기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 관련 동아일보와 채널A는 공용 서버 압수 사실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2019년 5월 8일 자 기사('삼바 서버 숨긴 직원 구속영장...檢, 공장 바닥 뜯고 자료 확보')를 게재하였고, 채널A는 2019년 5월 7일 <뉴스A>에서 관련 기사('삼성바이오, 바닥 뜯었더니 '노트북'...조직적 증거인멸 의심')를 보도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송수진 기자 (reporters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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