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엄마, 친구랑 유럽 가게 돈 좀 주세요" '新등골브레이커' 된 중고생 해외여행

임규민 기자 2019. 5. 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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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 사는 김모(17)양은 다음 달 친구와 일본 도쿄로 단둘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 7박8일 일정으로 시부야, 신주쿠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김양은 "여행 정보는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찾았고, 미성년자를 받아주는 숙소를 구하는 것만 제외하면 여행 준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여행 경비 67만원은 일단 부모님에게 받고 나중에 아르바이트를 해 돌려주기로 했다.

부모 동반 없이 해외여행을 가는 미성년자가 늘고 있다. 6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이 여행사를 통해 부모 동반 없이 해외여행을 간 미성년자 숫자는 2016년 4200명에서 지난해 6200명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미성년자 일본 여행'이라고 검색어를 입력하자 '미성년자가 친구랑 둘이서 간 일본 여행기' '미성년자 혼자 일본 여행 준비 과정' 등의 블로그 글이 주르륵 검색됐다. 친구들과 대만·태국 등을 여행한 영상을 유튜브에 찍어 올린 10대도 있다.

미성년자의 해외여행에 특별한 법적 제한은 없다. 여권과 왕복 항공권 외에 부모 미동반 여행동의서나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준비하면 된다. 필요한 서류는 나라별로 다르다고 한다.

미성년자 맞춤형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 부모 대신 인솔자가 함께 따라가는 방식이다.

여행사 '탄뎀'은 지난 2015년부터 청소년 대상 미국·일본·유럽 등의 여행 상품을 팔고 있다. 탄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여행 정보를 쉽게 접해서인지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며 "2016년 105명이던 10대 여행자 수는 작년엔 237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도 방학 때마다'유럽 단체 배낭여행', '우리끼리 맞춤 여행' 등의 여행 상품을 청소년에게도 팔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특별하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청소년들도 해외여행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들의 해외여행 트렌드가 부모들에겐 '신(新)등골브레이커'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정숙(55)씨는 "고등학생인 딸이 여름 방학 때 500만원이 넘는 미성년자 패키지 유럽 여행을 보내달라고 조른다"며 "비싼 데다 위험할 수도 있는 것 같아 거절하려 해도 친구 중 부모 허락을 받았다는 애가 많다고 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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