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vs 인권침해자"..양날의 홈마, 연예계에 물었다 [TD기획②]

최하나 기자 2019. 5. 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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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마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최하나 기자] K팝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됨에 따라 팬덤의 규모도 몸집도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그 팬덤의 중심에는 '홈마'라 일컫는 이들이 있다. '홈페이지 마스터'의 줄임말인 '홈마'는 아이돌 가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는 팬들을 말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를 촬영해 결과물을 같은 팬들과 공유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홈마' 문화는 현재 여러모로 외양이나 목적이 변화한 상태다.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굿즈를 만들고 사진전을 열어 수입을 창출하고, 스타 못지않은 SNS 팔로워 수를 자랑하며 팬덤을 움직이는 하나의 '집단'이 됐다.

'홈마'의 숫자가 때로는 아이돌 가수의 인기 척도가 될 정도로,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아이돌 소속사들도 '홈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는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홈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팬덤 유입의 key, '홈마'=훌륭한 홍보 마케터

아이돌 가수 팬이라면 유명 '홈마'의 SNS 계정 한 개쯤은 팔로워 해야 '덕질(팬 활동)'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홈마'는 K팝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홈마'가 찍은 사진 한 장, 영상 한 개가 공식 뮤직비디오보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일례로 '직캠' 하나로 역주행에 성공해 인기 걸그룹 반열에 오른 EXID가 있다.

관계자들 역시 '홈마'의 긍정적인 효과로 '홍보'를 꼽았다.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 A 씨는 "'홈마'들의 경우 아이돌의 매력이 더 돋보일 수 있게 사진을 보정하고, 이를 팬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덕질'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간접적으로 제시해 준다. 마치 영화가 입소문이 나서 흥행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홈마'의 사진도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대중에게까지 홍보가 되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고 했다.

다른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 B 씨는 '홈마'의 활동이 마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과 맞닿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홈마'가 아무래도 팬이다 보니, 아이돌의 어떤 모습이 매력적인지 알기 때문에 그걸 사진에 잘 담아낸다. 그 사진들이 SNS를 통해 '바이럴'이 되면서 팬이 아닌 대중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C 씨도 "'홈마'의 사진 경우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에 아이돌의 매력이 돋보인다. 소속사 차원에서 '홈마'들을 모니터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홈마'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들이 실제로 팬 유입에 한 몫한다고 밝혔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주기적으로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으면, 아이돌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아이돌 가수의 공백기 동안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아 이를 견디지 못하고 다른 아이돌 가수로 적을 옮기는 팬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속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경우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한계가 있다. 소속사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만들어내는 '콘텐츠 공백'을 메우는 이들이 바로 '홈마'다. '홈마'의 경우 비교적 자유롭게 콘텐츠를 SNS에 업로드하고, 팬들은 '홈마'가 제공한 콘텐츠로 아이돌의 공백기를 견뎌내기도 한다.

관계자 D 씨는 "소속사에서 제공하는 것 외에는 팬들 입장에서는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그런데 '홈마'들이 아이돌의 매력을 부각한 콘텐츠를 접하기 쉬운 SNS에 게재하기 때문에 팬 유입과 팬덤 유지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소속사 입장에서는 '홈마'가 만드는 콘텐츠와 거기서 파생되는 스토리들을 잘만 끌고 간다면 팬덤 형성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도 넘은 상술·사생팬과 모호한 경계, 사각지대 놓인 아티스트 인권

관계자들이 꼽는 '홈마'의 큰 문제점은 '굿즈'를 이용한 수익 창출이다. A 씨는 "'홈마'들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거라서 소속사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그 팬심이 변모가 많이 된 것 같다"면서 "'홈마'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굿즈로 만들어 판매해 개인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건 팬의 애정을 넘어선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러한 '굿즈' 대부분은 '홈마'가 스스로 가격을 책정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원가나 순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 몇몇 '홈마'들은 단순 돈벌이를 위해 활동하기도 한다. C씨도 "그들이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사진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면서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D 씨는 "간혹 몇몇 소속사들은 '홈마'들이 상업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제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했다.

또한 B 씨는 "요즘에는 '홈마'들이 수익을 위해 인기 있는 아이돌 가수로 옮겨 다니면서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홈마' 문화가 많이 변질된 것 같다"고 전했다.

변질된 팬심으로 인해 아이돌의 사생활이 침해당하기도 한다. '홈마'끼리 경쟁이 붙어 과열 양상을 띄면서, 남들은 촬영하지 못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담기 위해 공식적인 스케줄을 넘어 아이돌의 사생활까지 쫓아다니는 경우가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A 씨는 "요즘은 '사생팬'과 '홈마'의 경계가 모호한 편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사생팬'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사로운 일상생활까지 추적하는 팬을 뜻한다. B 씨는 "'홈마'들이 스케줄 파악을 위해 아이돌의 개인 신상정보를 사고파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사생활 보호가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속사들은 '홈마'들로 인한 질서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공항과 방송국, 행사장 등 아이돌의 일정마다 한 컷이라도 더 찍기 위한 '홈마'들의 행동이 질서를 어지럽히면서 일반인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에 A 씨는 "'홈마'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아 생기는 문제 때문에 소속사 차원에서 경호원도 붙이고 매니저도 붙이기도 한다"면서 "질서 문제를 일으키는 건 '홈마'들이지만, 그 책임은 회사와 연예인의 것이 돼 버린다"고 했다. C 씨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기자인척 하고 들어가 질서를 어지럽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 명확한 긍·부정 효과 '양날의 검'

티브이데일리가 만난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 모두 '홈마'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홈마'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팬 유입과 팬덤 유지에 확실히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제시되는 부분들을 제재하기도 마냥 쉽지 않다. 어쨌든 '홈마'이기 전에 팬이고, 또 그들이 팬덤에서 하나의 권력으로 자리 잡다 보니 강력하게 제재했을 시 발생하는 역효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관계자들은, 규칙을 어기는 '홈마'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보니까 일괄적으로 단속하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홈마'의 문제 행동에 철퇴를 내릴 만한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소속의 규제 폭을 좁히게 만든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초상권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서 '홈마'의 '굿즈' 판매를 단속할 수도 없다. 사생활 침해도 마찬가지다.

이에 관계자들은 팬덤 내 자정만이 현시점에서 '홈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팬덤 내에서 지나치게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사생활을 쫓는 '홈마'들에 대해 질타하고, 암묵적인 룰을 만들어 질서를 지키게끔 독려하기도 하는 등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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