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스탠퍼드대 입학, 열심히 노력하면 돼"..부정입학에 75억 원 '뒷돈'

지난 3월, 미국 대학 사회를 뒤흔든 사상 초유의 입시 비리 사건이 터졌다.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린 이 사건은 부유층 학부모들이 입시 브로커 윌리엄 릭 싱어에게 거액의 뒷돈을 주고 자녀들을 체육특기생으로 둔갑시켜 스탠퍼드, 예일, UCLA 등 미국 명문대학에 부정입학 시킨 사건이다.
그런데 몰리라는 이름으로 불린 중국계 학생 유시 차오가 2017년 봄 미국 서부 명문대학인 스탠퍼드에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 베이징에 사는 이 학생의 부모가 싱어에게 부정 입학의 대가로 거액의 뒷돈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
"스탠퍼드대 부정입학에 75억 원 뒷돈"…이번 입시 비리 사건 뇌물 총액의 1/4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시 차오의 부모는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서 입시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싱어에게 부정입학의 대가로 6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75억여 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넸다고 한다.
차오의 가족은 모건스탠리 자산관리사를 통해 싱어를 만났고, 싱어는 학생을 요트 특기생으로 만들어 입학을 보장했다고 한다. 물론 차오는 요트 경험이 전혀 없는 학생으로 알려졌다.
싱어는 학부모 33명으로부터 돈을 받고 자녀들을 체육 특기생으로 둔갑시키거나 대리 시험을 보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규모 부정입학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입시 비리 사건에 밝은 한 소식통은 모건스탠리 자산관리사가 자녀들의 입시를 걱정하는 부유층 부모들을 입시 브로커 싱어에게 소개했다면서, 통상 수억 원의 뇌물이 건네졌는데 차오의 부모처럼 수십억 원의 뒷돈을 건넨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당시 연방 검찰이 밝힌 이번 입시 비리 사건의 총 뇌물액수는 2천500만 달러, 따라서 뇌물 총액의 1/4에 달하는 거액을 이 중국인 학부모는 입시 브로커에게 건넨 셈이다.
유명 TV 스타 로리 러프린이 두 딸을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 입학시키는 데 5억 8천만 원 정도 뇌물을 제공한 것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액수다.

'통 큰?' 학부모는 중국 제약회사 회장
그렇다면 이렇게 '통 큰?' 뇌물을 쓴 학부모는 누구일까?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차오의 아버지는 타오 차오 회장이라고 밝혔다. 타오 회장은 중국의 상장사인 부창제약의 공동 창업자라고 한다.
2001년 산둥성에서 설립된 부창제약은 심혈관 관련 약 등을 개발하는 회사로 현재 수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유시 차오는 지난 3월에 퇴학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퍼드 데일리에 따르면 차오의 퇴학 일은 3월 30일이며 이는 학교가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학생을 서류 조작으로 퇴학 당했다고 발표하기 3일 전의 일이다.
이와 관련해 스탠퍼드 대학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차오는 이번 입시 비리 사건과 관련해 첫 퇴학생이었고, 다음날 밴드모어 코치도 공갈 혐의로 해고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차오의 가족 중에 기소된 사람은 없다.
또 다른 중국계 부모가 딸을 예일대에 보내는 데 14억 원 정도를 싱어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부모도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한편 유시 차오가 부모가 뇌물을 줘 부정입학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미 연방 검찰이 발표할 때, 이번 입시 비리 사건에 관련된 학생들은 상당수가 부모가 돈을 건넨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 입학, 열심히 노력하면 돼"…차오의 과거 발언 '성토'
유시 차오가 2017년 봄에 스탠퍼드대에 입학한 후 중국 생중계 사이트 더우위를 통해 생중계한 동영상에서 차오는 "스탠퍼드대학도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면 실현할 수 있다."며 대학 입학이 꿈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오는 당시 생중계 영상을 통해 "과거 머리가 좋은 인재들만이 명문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스탠퍼드대학의 입학 자격을 얻었고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차오가 부정입학 뒤에 조용히 있지 않고 자신을 미국 대입시험 장원으로 묘사하면서 1시간 넘게 동영상으로 생중계한 전력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역시 입시브로커 싱어에게 뒷돈을 주고 USC에 입학한 유명 배우 러프린의 딸 올리비아 제이드 지아눌리도 그녀의 과거 발언들이 구설에 올랐다. 제이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수백만 명의 구독자와 팔로워가 있는 소셜미디어 스타로도 유명하다.
그녀도 대학입학 체험기와 일상생활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인기를 누렸었는데 입시 비리가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 그녀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었다.
최근 제이드는 자신의 부모가 인생을 망쳐놓았다며 울먹였다는 친구들의 말을 전하면서 제이드가 끝없이 부모를 원망하고 있다고 미국 연예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다.
최동혁 기자 (vivad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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