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효 "세상의 빠른 흐름, 꼭 맞출 필요 있나요?"[SS인터뷰①]
이지석 2019. 5. 1. 07:00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싱어송라이터 우효는 카페 테이블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종이뭉치를 꺼냈다. “일주일 동안 인터뷰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생각을 정리해 봤어요. 예상 질문을 써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모아보기도 했어요.”
‘여자 혁오’, ‘가수들의 가수’ 등 화려한 수식어를 지닌 우효는 대중 앞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수로도 유명하다. 방탄소년단(BTS)의 RM, 유승우, 포미닛 출신 전지윤 등이 그의 팬을 자처하지만 정작 우효는 공연도 거의 하지 않고, TV 등 각종 미디어에 잘 출연하지도 않는다. 인터뷰를 요청한 매체들과 대면 일정을 잡은 것도 정규 2집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를 발표한 이번이 처음이다.
새 앨범을 발표한 직후 만난 그는 대답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다소 느릿느릿한 말투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어려운 질문이 나오면 그는 잠시 양해를 구한 뒤 종이에 뭔가를 적으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내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 하고 부르는 아티스트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음악을 만든다.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란, 전개가 좀 독특하면서 하나로 잘 연결되고, 예상 못했던 반전있는 이야기다.
활동명에 큰 의미는 없다. 본명(우효은)을 기억하기 쉽게 줄였다. 청소년 때부터 줄곧 우효가 별명이었다.
-예전에 ‘사진을 찍듯 노래를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달라졌나.
항상 똑같은데 내 자신을 이해하는 깊이가 달라졌다. 예전엔 순간적인 부분을 기록으로 남기는 식으로 음악을 만든다. 날이 갈수록 점점 이야기가 좋아진다. 내 삶에서 일어나는 특이하고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릴 때부터 재밌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도구, 언어다.
음악 외에 글이란 수단을 활용할 계획도 있다. 스동안 앨범 소개글은 직접 써왔는데, 좋은 반응이 많아 자신감을 얻었다. 5년 안에 짧은 소설 같은 형식의 글을 발표하고 싶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고, 어린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됐으면 한다.
-새 앨범 타이틀이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다.
나는 항상 큰 도시에서만 살았다. 그러면서 느낀 점들, 도시라는 환경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내 자신과 다른 사람을 관찰 하면서 든 생각을 담았다.
내가 느낀 도시, 일할 때나 사람들과 어울릴 때 가장 특이하다 생각한 건 ‘조급함’이었다. 사람들은 판단도, 행동도 빨리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음악 산업의 속도도 너무 빠르다. 노래를 내고 공연을 하고 홍보를 하는 일련의 사이클이 너무 빠른 거 같다. 신중하게 하기 보다 일단 해놓고 보는, 부딪히고 보는 분위기를 나는 느낀다. 나는 느린 성향의 사람이라 그런 속도를 버거워하는 거 같다.
-1집 이후 정규 앨범은 5년만에 발표했다.
이 정도 간격이 내겐 적당하다. 중간중간 EP나 싱글을 공개하니까.
너무 빠른 흐름을 따라가는 건 쉽지 않다. 삶을 살면서 거기에 대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몸담은 시스템은 삶을 살지도 않고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구조다. 아무 생각도 없고, 경험도 안했는데 만드는 건 힘들다.
-음악 산업의 빠른 속도에 적응하는 우효만의 대처 방법은.
나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건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방송 출연 기회를 고사했다. 유행처럼 하는 마케팅 방법들이 있는데 원래 내 페이스를 벗어나게 하고, 집중력을 흐리게 할 거 같으며 참여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홍보·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팬들이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런 점을 만회 하기 위해 최대한 음악 만드는 자체에 집중한다. 음악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거 같다. 솔직히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내 음악 외에 나 자체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은 크지 않은 것 같다. SNS 계정 구독자가 2만명 가량인데 일상의 사진을 올리면 댓글이 10개쯤 달린다. 좋아요는 1000~2000개 가량이다. 앨범을 낸다는 공지를 띄우면 댓글 400개가 달리고 좋아요 5000~6000개 가량이 생긴다.
-요즘은 뮤지션에게 음악 활동 외에 다양한 활동을 요구한다. 우효의 활동 방식은 ‘신비주의’ 콘셉트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있다.
사실 처음 데뷔할 때부터 앨범만 내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유통회사에 내 데모 테이프를 보냈는데, 그게 전달되면서 현재 소속사(문화인)과 함께 하게 됐다. 처음부터 내 목표는 음악만 만들고 음악으로만 소통하는 거였다.
물론 나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활동, 음악을 만드는 것을 동시에 잘 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나 자신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노래를 만드는 것 자체도 자신 없어지게 될 것 같다. 잘 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내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좀 더 성숙하면 방송이나 다른 활동을 불편해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새 앨범 전곡을 작사.작곡했고, 편곡도 대부분 직접했다. 제작기간은.
1년반 이상 걸렸다. 나는 전혀 느리게 한 게 아닌데 다른 기준으로 봤을 때는 느린 편이다. 난 편곡을 했을 때 예상했던 대로, 의도했던 대로 곡이 나오지 않으면 실패한 부분을 다 버리고 새로운 버전의 편곡을 다시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음악에 대해서 만큼은 나만의 기준이 확실히 있다. 물론 기획사와 일하니까 나만의 기준을 고집하지 못하고, 여러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그런 과정 때문에 제작 속도가 더 느려지는 것일 수도 있다.
소속사의 의견도 존중한다. 대중에게 나를 알리겠다는 목표가 있고, 거기에 필요한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주려는 것이니까. 하지만 나는 노래를 내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즐겁다. 어떤 식으로 포장하고,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드러낼 것인지 생각을 잘 안한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문화인 제공
‘여자 혁오’, ‘가수들의 가수’ 등 화려한 수식어를 지닌 우효는 대중 앞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수로도 유명하다. 방탄소년단(BTS)의 RM, 유승우, 포미닛 출신 전지윤 등이 그의 팬을 자처하지만 정작 우효는 공연도 거의 하지 않고, TV 등 각종 미디어에 잘 출연하지도 않는다. 인터뷰를 요청한 매체들과 대면 일정을 잡은 것도 정규 2집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를 발표한 이번이 처음이다.
새 앨범을 발표한 직후 만난 그는 대답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다소 느릿느릿한 말투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어려운 질문이 나오면 그는 잠시 양해를 구한 뒤 종이에 뭔가를 적으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내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 하고 부르는 아티스트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음악을 만든다.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란, 전개가 좀 독특하면서 하나로 잘 연결되고, 예상 못했던 반전있는 이야기다.
활동명에 큰 의미는 없다. 본명(우효은)을 기억하기 쉽게 줄였다. 청소년 때부터 줄곧 우효가 별명이었다.
-예전에 ‘사진을 찍듯 노래를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달라졌나.
항상 똑같은데 내 자신을 이해하는 깊이가 달라졌다. 예전엔 순간적인 부분을 기록으로 남기는 식으로 음악을 만든다. 날이 갈수록 점점 이야기가 좋아진다. 내 삶에서 일어나는 특이하고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릴 때부터 재밌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도구, 언어다.
음악 외에 글이란 수단을 활용할 계획도 있다. 스동안 앨범 소개글은 직접 써왔는데, 좋은 반응이 많아 자신감을 얻었다. 5년 안에 짧은 소설 같은 형식의 글을 발표하고 싶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고, 어린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됐으면 한다.
-새 앨범 타이틀이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다.
나는 항상 큰 도시에서만 살았다. 그러면서 느낀 점들, 도시라는 환경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내 자신과 다른 사람을 관찰 하면서 든 생각을 담았다.
내가 느낀 도시, 일할 때나 사람들과 어울릴 때 가장 특이하다 생각한 건 ‘조급함’이었다. 사람들은 판단도, 행동도 빨리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음악 산업의 속도도 너무 빠르다. 노래를 내고 공연을 하고 홍보를 하는 일련의 사이클이 너무 빠른 거 같다. 신중하게 하기 보다 일단 해놓고 보는, 부딪히고 보는 분위기를 나는 느낀다. 나는 느린 성향의 사람이라 그런 속도를 버거워하는 거 같다.
-1집 이후 정규 앨범은 5년만에 발표했다.
이 정도 간격이 내겐 적당하다. 중간중간 EP나 싱글을 공개하니까.
너무 빠른 흐름을 따라가는 건 쉽지 않다. 삶을 살면서 거기에 대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몸담은 시스템은 삶을 살지도 않고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구조다. 아무 생각도 없고, 경험도 안했는데 만드는 건 힘들다.
-음악 산업의 빠른 속도에 적응하는 우효만의 대처 방법은.
나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건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방송 출연 기회를 고사했다. 유행처럼 하는 마케팅 방법들이 있는데 원래 내 페이스를 벗어나게 하고, 집중력을 흐리게 할 거 같으며 참여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홍보·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팬들이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런 점을 만회 하기 위해 최대한 음악 만드는 자체에 집중한다. 음악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거 같다. 솔직히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내 음악 외에 나 자체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은 크지 않은 것 같다. SNS 계정 구독자가 2만명 가량인데 일상의 사진을 올리면 댓글이 10개쯤 달린다. 좋아요는 1000~2000개 가량이다. 앨범을 낸다는 공지를 띄우면 댓글 400개가 달리고 좋아요 5000~6000개 가량이 생긴다.
-요즘은 뮤지션에게 음악 활동 외에 다양한 활동을 요구한다. 우효의 활동 방식은 ‘신비주의’ 콘셉트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있다.
사실 처음 데뷔할 때부터 앨범만 내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유통회사에 내 데모 테이프를 보냈는데, 그게 전달되면서 현재 소속사(문화인)과 함께 하게 됐다. 처음부터 내 목표는 음악만 만들고 음악으로만 소통하는 거였다.
물론 나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활동, 음악을 만드는 것을 동시에 잘 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나 자신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노래를 만드는 것 자체도 자신 없어지게 될 것 같다. 잘 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내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좀 더 성숙하면 방송이나 다른 활동을 불편해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새 앨범 전곡을 작사.작곡했고, 편곡도 대부분 직접했다. 제작기간은.
1년반 이상 걸렸다. 나는 전혀 느리게 한 게 아닌데 다른 기준으로 봤을 때는 느린 편이다. 난 편곡을 했을 때 예상했던 대로, 의도했던 대로 곡이 나오지 않으면 실패한 부분을 다 버리고 새로운 버전의 편곡을 다시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음악에 대해서 만큼은 나만의 기준이 확실히 있다. 물론 기획사와 일하니까 나만의 기준을 고집하지 못하고, 여러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그런 과정 때문에 제작 속도가 더 느려지는 것일 수도 있다.
소속사의 의견도 존중한다. 대중에게 나를 알리겠다는 목표가 있고, 거기에 필요한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주려는 것이니까. 하지만 나는 노래를 내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즐겁다. 어떤 식으로 포장하고,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드러낼 것인지 생각을 잘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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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문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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