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박스 인터뷰] 최재훈 "산부인과에서 트레이드 전화..인생 꽃 폈죠"

김건일 기자 2019. 4. 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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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2017년 4월. 임신한 아내를 보살피기 위해 산부인과에 있던 최재훈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한화로 트레이드 됐다는 소식이었다.

"아내 몰래 밖에 전화를 받았는데 신성현과 트레이드됐다는 말을 듣고 '아 나도 꽃을 피는구나' 생각을 했다."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대전은 최재훈에게 기회의 땅이었지만 아내에겐 낯선 땅이었다. 타향 살이를 시켜야 한다는 사실에 미안한 마음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내는 '눈치 백 단'이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려 했는데 눈치를 챘더라. '트레이드지'? '어, 한화 이글스로 됐다. 서울에서 아무도 모르는 대전으로 가게 돼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자 아내가 '아니다. 그곳에서 당신이 (경기) 더 나가면 행복할 것이다' 했다. 고마웠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 최재훈 ⓒ한희재 기자

넘을 수 없는 벽 양의지에게 가려져 있던 최재훈은 전화 한 통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한화는 새 안방마님의 지휘 아래 지난해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만끽했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한화 이글스에서 '포수가 가장 약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난 은퇴할 때까지 포수가 강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은퇴한 뒤에도 정말 힘이 될 말인 것 같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일부 관중석에선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관중석에 앉은 최재훈은 생전 처음 보는 '첨단 기술'에 한 번 놀라고 생각보다 큰 경기장 크기에 한 번 더 놀랐다.

"이렇게 관중석에서 보니까 야구장이 참 넓다. 이렇게 넓은지 몰랐다. 포수로 볼 때보다 엄청 넓다. 이렇게 넓은데 안타가 안 나와서…"

- 어떻게 포수를 시작하게 됐는지.

초등학교 때 키가 왜소해서 내야도 보고 여러 포지션을 많이 봤다. 내 체질이 외야 같았다. 달리기도 빨랐고 살도 찌지 않았다. 외야로 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친구가 힘들다고 포수를 그만두는 바람에 볼 사람이 없었다. 그 당시 투수가 볼이 빨랐다. 누가 잡을 수 있는지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내가 잡았다. 여유 있게. 그 당시엔 어깨도 강했다. 감독님이 포수 볼 생각이 있느냐 했을 때 '내 체질이 아니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네가 크게 될 것이라'며 '해보라'고 했다. 아버지께서 해 보라는 말을 해서 했다.

- 그때 공을 놓쳤다면?

야구를 안 했을 것. 외야를 보긴 봤는데 프로까진 안 왔을 것 같다.

- 20대를 백업으로 보냈다. 어떤 마음으로 야구를 했나.

이 선수들을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했다. 내 강점이 무엇일까 봤을 때 '어깨가 강하다'고 생각해 송구를 열심히 했더니 김경문 감독님께서 눈여겨보신 것 같다.

- 유난히 좋은 은사가 많았다.

옛날에 이토 코치님께서 많이 예뻐해 주셨고 강하게 키워주셨다. 전에도 그랬지만 현재는 함께 하면서 내가 많이 힘들 때 옆에 있어 준 강인권 코치님이다. 코치님이 많이 아프시고 힘드시지만 챙겨 주신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그래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체력이 떨어져도 강 코치님 덕에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코치님 만났다.

- 허슬플레이가 잦다. 하지만 이젠 가정도 있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내가 부상할 때 아내가 많이 울고 옆에서 많이 챙겨 줬다. 정말 미안하다. 다쳐서 야구를 못한다면 현재 아내와 내 아들 이준이를 누가 지킬까 하는 마음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내가 야구하면서 그렇게 안 한다면 후배들이나 뒤에서 보는 사람이 열심히 안 하고 '저 선수는 이렇게 안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뒤에 있는 후배들에게 보였을 때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마음에서 (허슬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

- 한화 트레이드 됐을 때를 기억하자면.

트레이드가 된다는 것을 몰랐다. 그때 아내가 임신을 했었고 산부인과에 있는 상황에서 전화를 받았다. 트레이드 됐다는 말을 듣고 아내 몰래 밖에서 전화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됐다. 신성현이랑 트레이드 됐다'는 말을 듣고 '아, 나도 꽃을 피는구나' 생각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려 했는데 눈치를 챘더라. 트레이드지?라고. '어, 한화 이글스로 됐다. 아는 사람이 없는 대전으로 가게 돼서 미안하다'고 했는데 '아니다. 그곳에서 경기 더 나가면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고마웠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 정우람 최재훈 ⓒ한희재 기자

- 정우람을 세이브왕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어떤 선물을 받았나.

우람이 형이 '어떻게 해줄까'라고 했는데 '우람이 형이 해주는 건 다 고맙다. 그냥 세이브한 것도 정말 고마운데 형이 원하는 대로 해주십시오'라고 했는데 좋은 선물을 줬다. 선물보다는 돈이 더 좋다고. 다 받으니 '아내 갖다 줘라. 너 쓰지 말고'라고 들었다. '네 알겠습니다'하고 아내에게 줬다.

- 백업을 오래 했으니 같은 백업인 지성준의 처지를 이해할 것 같다.

성준이는 백업이지만 주전급 포수다. 성장도 많이 했다. 그런데 내가 백업했을 때보다 훨씬 잘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격도 타격이지만 네가 제일 중요한 건 수비다. 타격을 잘하고 있어도 수비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느냐. 네가 머리 아프게 하지 말고 네 소신대로 자신 있게 하라. 그래야 더 크고 성장한다. 가장 중요한 건 투수 신뢰다. 투수 신뢰를 쌓고 공부를 많이 해서 좋은 포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성준이가 열심히 한다.

- 선수 생활을 어떻게 마치고 싶은가.

한화 이글스에서 포수가 가장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은퇴할 때까지 포수들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은퇴하고 나서라도 그 말을 들으면 힘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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