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바른미래 孫 뺀 비밀 회동..세(勢)대결 격화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입력 2019. 4. 26. 04:33 수정 2019. 4. 2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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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23일 孫 제외 지도부 한자리에
국민의당계 "6월 퇴진" vs 바른정당계 "즉각 퇴진"
김관영 23일 패스트트랙 추인 이후 회동 불참
오신환·권은희 사보임 '갈등 폭발'
바른정당계·일부 안철수계 "孫·金 퇴진해야"
손학규계 "유승민 탈당해라" 반격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손학규 대표를 제외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지난 22일과 23일 비밀리에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당계 지도부는 '손 대표 6월 퇴진론'을 꺼내들었지만, 바른정당계 지도부는 '즉각 퇴진'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시기는 다르지만 손 대표를 옹호하던 국민의당계 지도부가 사퇴 의견을 제시하면서 손학규 체제는 더욱 위기에 몰리는 모습이다.

22일 회동에는 김관영 원내대표도 참석했는데, 패스트트랙이 의원총회에서 추인된 23일에는 회동에 불참했다. 손 대표 사퇴에 기울던 입장이 패스트트랙 추인 이후 리더십 회복 동력을 얻자, 기류가 달라진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추인 이후 당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오신환·권은희 의원 사·보임을 불씨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에선 '손학규·김관영 퇴진' 주장이 폭발했다. 반면 손학규계에서는 '유승민 탈당'을 제기하는 등 계파 간 '세(勢)대결'이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孫 빼고 모인 지도부…국민의당계 "6월 퇴진" vs 바른정당계 "즉각 퇴진"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복수의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김관영 원내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최고위원, 권은희 정책위의장이 비밀리에 모였다. 개인 스케줄로 참석 못한 이준석 최고위원을 빼면 손학규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 전원이 모인 셈이다.

그간 바른정당계 지도부(하태경·권은희·이준석)는 당무 보이콧을 유지해왔지만, 권은희 의장, 김수민 의원 등 국민의당계 지도부는 개인적 사정을 제외하곤 당무에 참석해왔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 손 대표 사퇴 의견을 교환한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당계도 퇴진 쪽으로 무게가 기운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당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손 대표 퇴진 시점을 논의했다. 국민의당계에선 '6월 퇴진론'이 나왔다.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 안되면 사퇴하겠다"는 손 대표의 사퇴 공언 시점보다 3개월가량 단축된 것이다.

김 원내대표의 임기가 올해 6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 대표 퇴진과 함께 지도부가 총사퇴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계는 "당장 퇴진해야 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양측은 퇴진 시점을 두고 팽팽히 맞서다 결국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참석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위기인 점에는 의견을 같이 했지만, 손 대표 거취 문제는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23일 저녁(이준석 최고위원 참석)에도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 김관영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22일 퇴진 시점을 함께 논의한 김 원내대표가 23일에 불참한 배경에는 '패스트트랙 추인'이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국회에서 오전 10시부터 3시간55분가량 비공개 의총을 열어 패스트트랙을 추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과반수 표결을 관철시켰다.

패스트트랙 추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총력을 기울인 손 대표와 '직'을 건 김 원내대표에게는 리더십 회복을 위해 중요한 시험대였다. 22일 회동에 참석하며 사퇴 입장으로 기울던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추인 이후 당의 위기가 봉합될 것을 예상해 입장을 전환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패스트트랙 추인 후 위기 심화…오신환·권은희 사보임으로 '폭발'

5일 국회에서 열린 제356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비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패스트트랙 추인 이후 당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찬반이 12대11로 나뉜만큼 계파 간 팽팽했던 대치는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 사개특위 간사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사·보임(채이배, 임재훈 의원으로 교체)을 계기로 폭발했다.

바른정당계는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과반 표결 과정에서 사·보임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말을 바꿨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당론 추인이 아닌 상황에서 의원 개인의 소신을 사·보임을 통해 무리하게 꺾었다고 질타하고 있다.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런식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김관영과 그에 동조하는 채이배, 임재훈 모두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라며 "저들이 저지른 불법에 대해 끝까지 몸으로 막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 13명은 23일 사·보임에 반발하는 긴급 의총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다. 의원 구성을 보면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 8명뿐만 아니라 이태규, 신용현, 김삼화 의원 등 안철수계가 합류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김삼화 의원의 경우 "당 지도부의 의견과 다른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의총에서는 손 대표 탄핵절차와 김 원내대표 불신임 안건이 올라갈 수 있다.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에서 나선 가운데 손학규계, 손 대표를 옹호하는 국민의당 호남계, 김 원내대표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25일 유승민 의원을 향해 "꼭두각시를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반격했다. 이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성주 바른미래당 부산 수영구 당협위원장은 이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손 대표 퇴진 시점을 둘러싼 지도부 내 줄다리기, 패스트트랙 갈등과 사보임 논란,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가 손 대표 '탄핵'에 앞장서는 등 계파 간 대결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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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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