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980년 계엄사 조사때 민주화 인사 77명 상세히 써내"
유시민, KBS 예능프로 출연해 "조사 당시 구타 당하면서도 비밀 조직 노출 안시켰다" 발언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25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이 최근 방송에서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조사 당시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밀 조직은 노출 안 시켰다"고 말한 것과 달리, 운동권 내부 동향을 관련 인사 실명과 함께 적시해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겨눴다는 것이다. 당시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일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 이런 것,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 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고 했다. 또 "진술서를 쓰고 있으면 안 때리니 밤새 썼다"며 "어떻게든 분량을 늘려야 하니, 하루에 100장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글을 잘 쓴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당시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징역을 살았다. 프락치 사건은 1984년 학교 동아리방 등에서 물건을 훔치던 절도범을 서울대 학생회 측이 '프락치'(학내 활동을 감시하는 경찰의 정보원)로 몰아 20시간 동안 감금 폭행한 사건이다.
그러자 심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자필 진술서 내용을 공개하면서 "스물한 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24인 피의자가 됐다"고 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 '김대중 일당'의 내란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조작한 사건이다. 심 의원은 1980년 6월 말 내란음모 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돼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받았다. 해당 진술서가 심 의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유 이사장의 진술서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1·2심 판결문에서 증거로 적시됐다고 심 의원은 밝혔다. 유 이사장은 당시 군검찰에 임의진술 형식으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불기소로 풀려났다.
심 의원이 공개한 유 이사장의 자필 진술서에는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해 조위금 20만원을 심재철에게 교부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의원, 신계륜 전 의원도 등장한다. '음향시설 철거 문제로 한 복학생과 다투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복학생이 바로 학기 초부터 민청협 회장이고 김대중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사회학과)' '당시 고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신계륜이 사회를 보았다' '민주화대총회에 당시 복학생이었던 김부겸이 참석했다'는 부분이다.
병영집체훈련 거부 계획을 수립한 동료들의 이름과 학과, 학년 등도 진술서에 상세하게 적혀 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진술서에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서울 지역 학생회장단 22명, 총장 등 서울대 보직교수 6명, 서울대 학생운동권 40명의 행적, 민청협 회장 이해찬 등 복학생 8명, 해직 언론인 1명의 이름이 혐의 내용과 함께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심 의원은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직접 해명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이날 저녁까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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