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 '퍼스트 무버'의 진통" "제조상 심각한 오류" 분분

민재용 입력 2019. 4. 23. 18:14 수정 2019. 4. 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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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결함 논란]

“화면 보호기 억지로 벗겨서” 삼성은 설계 변경 없다며 자신감

접히는 부위에 이물질 껴서 손상… 심각할 땐 출시까지 수개월

‘스마트폰의 새 장을 연 혁신적인 제품’ → ‘리뷰를 할 수 없는 수준의 최악의 기기.’

삼성전자의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는 지난 2월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 찬사 일색의 평가만 받았다. 딱딱한 바 형태의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기술 자체도 놀랍지만, 접히는 스크린의 내구성도 확보했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갤럭시 폴드 시제품이 배포된 이후 내려진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미국 출시를 앞두고 제품을 미리 체험해 본 현지 매체 기자들과 리뷰어들은 지난 18일부터 ‘스크린이 갑자기 꺼진다’ 거나 ‘힌지(연결) 부분이 돌출 된다’는 등 결함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렸다.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기대했던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제품 출시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의 대응은 확고했다. 삼성은 “설계상 스크린의 일부인 화면 보호기를 강제로 떼어낸 게 잘못”이라며 “제품 품질에는 문제가 없고, 출시 일정 연기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내에서는 ‘미국 리뷰어들이 미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멀쩡한 제품에 흠집내기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결함 논란이 불거진 지 5일 만에 삼성이 결국 제품 출시를 연기하자, 갤럭시 폴드의 결함이 사용상의 잘못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이런 논란은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통과의례라는 시각도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혁신적인 기술의 상용화는 그만큼 리스크를 갖고 있어 계속된 기술 보완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가 업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진통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 보호기 쉽게 떨어지나

미국 리뷰어들과 삼성의 주장의 가장 팽팽히 맞서는 부분은 스크린에 붙어 있는 화면 보호기 문제다. 삼성전자는 품질 논란이 불거진 초기부터 “화면 보호기는 구조상 스크린의 일부”라며 “리뷰어들이 강제로 화면 보호기를 떼어낸 게 고장 원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쟁점은 화면 보호기가 실제로 쉽게 떨어지는 지 여부다. 현지 매체 기자들과 리뷰어들은 “스크린 모서리 부분 화면 보호기가 떨어져, 일반적인 화면 보호 필름으로 알고 이를 제거 했다”고 주장했다. 화면보호기가 스크린과 일체형으로 잘 붙어 있었다면 굳이 떼어내지 않았을 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의 주장은 다르다. 일부 리뷰어들에게 ‘화면보호기를 제거하지 말라’는 안내를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화면 보호기가 손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진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결함 논란 이후 총 4대의 시제품을 수거해 정밀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중 2대가 화면 보호기를 벗긴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사 결과 화면 보호기를 벗겨서 스크린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확인 됐다”며 “소비자들에게 화면 보호기를 절대 벗기지 말라는 안내를 충분히 한다면 화면 보호기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0달러 짜리 고가 휴대폰이 플라스틱 화면 보호기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고장 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미 언론과 리뷰어가 제기한갤럭시폴드 문제점에 대한 삼성 입장/ 강준구 기자/2019-04-23(한국일보)

◇삼성도 인정한 힌지 이물질 혼입..재출시는 언제?

삼성이 품질 결함 문제를 인정한 부분은 힌지(연결)의 이물질 혼입 가능성과 이로 인해 스크린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이다.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일반 스마트폰 보다 얇아 충격에 약하다. 특히 반복적으로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스크린 사이에 이물질 등이 끼어들 경우 고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ㆍ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며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다. 삼성은 문제를 파악한 만큼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일정을 언급하기 어렵지만 제품 설계를 변경할 것은 아니어서 한 두 달 이내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서 갤럭시 폴드를 사전 구입한 고객들에게 2주 후 제품 재출시 일자를 공지하겠다고 안내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품 출시가 수개월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실물을 보지 못했지만, 힌지 부분이 단순히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결함이 생겼다면 제조상 큰 결함일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데, 이 경우 제품을 재 출시 하는 데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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